승기천 관리 권한을 놓고 인천시 연수구가 남동구에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재호 연수구청장은 20일 연수구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승기천의 관리 권한을 연수구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남동구가 지난 16일 ‘남동구가 승기천 관리주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자 이 구청장이 기자회견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이 구청장은 "남동구가 승기천을 생태하천으로 살리기 위해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지 스스로 반문해야 할 것"이라며 "승기천의 하천구역 93%가 남동구에 속해 있더라도 이용자 대부분이 연수구 주민인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승기천을 복원할 필요성을 못 느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수구는 지난 6월 9일 환경의 날을 기념해 올해를 ‘승기천 살리기 원년’으로 선포했다"며 "이후 생태하천 복원을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했는데 남동구가 ‘탁상 행정’ 운운하며 사실을 호도하는 것에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연수구와 남동구 사이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송도매립지 관할권부터 승기하수처리장 이전, 승기천 관리권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그는 "남동구청장은 지난해 송도매립지 관할권 법정다툼으로 해소되지 않은 앙금 때문에 감정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며 "이런 식의 행정 행태는 당장 상대방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겠지만 미래에 다가올 더 큰 재앙은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구청장은 "지역주민과 언론매체가 참여한 가운데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승기천 생태하천 복원에 대한 구청장 각자의 논리와 주장을 직접 제시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며 공개토론회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남동구 관계자는 "남동구가 승기천 관리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남동구로 모든 관리를 일원화해 인천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승기천을 생태하천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며 "양쪽 자치구와 시민단체 등과의 협의를 통해 가장 좋은 방법을 강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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