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성탄절 오후 2시 47분께 국립공원 북한산 원효봉 인근 백운암장에서 암벽등반 중인 등산객 신모(56)씨가 8부 능선에서 추락해 발목이 골절되는 사고를 당했다는 무전이 긴급하게 고양소방서 상황실에 울렸다. 겨울철 산상 날씨가 변덕이 무척 심한 북한산에서 그것도 해넘이가 빠르게 진행되는 오후 시간대에 발생한 산악사고를 접수한 소방관들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즉시 고양소방서 119구조대가 운영하는 북한산 산악구조대에 관련 사고가 전파됐다. 당시 사고현장에서 30여 분 거리에 떨어진 보리사에서 비상출동을 대기하던 정세종 소방위 등 9명의 산악구조대원들은 이 소식을 접하고 빠르게 산길을 탔다. 하지만 사고현장은 등산로를 벗어난 곳으로, 최근 내린 눈이 미처 다 녹지 않아 접근이 매우 어려웠고 구조대원들은 현장에서 신 씨를 긴급 구조하기 위해 1시간 30분이 넘는 사투(?)를 펼쳤다. 산악구조대원들의 노력 끝에 신 씨가 무사히 구조됐으나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며 추락사고로 입은 발목골절 통증이 심화돼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송할 처지에 놓였다.

결국 고양소방서는 경기도소방본부에 이 상황을 전하고 소방헬기를 지원받아 인근 병원으로 신 씨를 신속하게 후송해 치료한 뒤, 오후 6시께 안전하게 귀가 조치했다. 이처럼 북한산에서는 등산객 안전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올해에만 무려 81건이 발생했지만 고양소방서 산악구조대원들의 신속한 구조활동으로 인명피해는 심정지 환자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었다. 이는 평소 북한산성분소 앞 북한산 계곡 및 원효봉 일대에서 주기적으로 1회에 3일간 매일 3시간씩 고양소방서 주관으로 119구조대원과 북한산 국립공원사무소 및 경찰 산악구조대 등 협력 유관기관이 훈련에 참여한 성과로 평가된다. 산사태 등 상황이 연출된 현장에서 고립 환자를 구하기 위해 구조대원 30∼70여 명과 장비 22∼25종 150여 점을 긴급 투입한 뒤, 안전지대로 대피시키는 횡단 로프를 설치하고 바스켓 들것을 든 구조대원들이 신속히 환자를 이송하는 반복된 훈련이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철저한 사명감 속에 북한산 고지대에서 힘든 훈련을 반복하며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국립공원 북한산 산악구조대원들의 노고에 우리 모두 힘찬 박수를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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