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목표는 한국 여자복싱 최초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입니다."

인천에서 태어나 심곡초교·서곶중·서인천고를 졸업하고 용인대를 거쳐 지난해까지 서귀포시청에 몸담았던 ‘인천 여걸’ 남은진(27)이 고향으로 돌아왔다. 남은진은 ‘여자복싱 간판’ 오연지가 소속된 인천시청(감독 김원찬)팀에 최근 입단했다.

고등학생 때 처음 태극마크를 단 남은진은 2011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대표 1진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고교를 수석 입학할 정도로 공부까지 아주 잘하는 팔방미인이었다.

중학교 2학년 때 오빠를 따라갔다가 우연히 취미로 시작한 복싱이 고교 때부터는 ‘인생의 꿈’이 됐다. 하지만 서인천고에는 복싱부가 없었고, 부모는 공부도 병행하길 원했다. 고교 2학년 때까지 일반 학생들과 똑같이 학과 공부를 모두 소화하고 학원까지 다니면서도 이른 아침과 늦은 저녁에 혼자 체육관에서 훈련하며 체력과 복싱 실력을 쌓았다.

남은진은 고교 3학년 때인 2008년 복싱으로 진로를 확정한 뒤에야 겨우 오후 수업 정도를 면제받을 수 있었다. 그해 태극마크를 달고 2008년 아시아선수권에 출전, 동메달을 획득하며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이후 관련 학과가 있는 용인대로 진학하면서 선수생활을 이어간 남은진은 2011년 대통령배 우승과 동시에 국가대표 1진으로 태릉선수촌에 들어가는 영광을 안았다. 이때 태릉에 들어온 오연지와 친해졌고, 올해부터 인천에서 한솥밥을 먹는 사이가 됐다.

고향으로 돌아온 남은진은 선수로서의 마지막 목표라고 할 수 있는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을 꿈꾸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여자복싱은 한 번도 올림픽 본선에 진출해 본 적이 없기에 남은진의 포부는 더욱 높다.

남은진은 "인천팀의 분위기가 매우 좋다. 감독님 이하 동료들도 아주 든든하다"며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을 디딤돌 삼아 2020년 올림픽에 출전, 좋은 성적을 거두고 고향 인천에서 선수로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포부를 다졌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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