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3기 지방자치단체가 8일로 출범 100일을 맞았다. 각 자치단체들은 새로 취임한 단체장의 지휘아래 시·도·군정의 안정화를 추구하면서 주민들을 위해 마련한 다양한 시책들을 의욕적으로 추진, 민선 3기에 걸맞는 자치풍토를 정착시키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인사와 조직개편 등을 둘러싼 잡음이 들리는가 하면 일부 현안의 경우 운영 방향도 제대로 잡지 못한채 행정력만 낭비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민선 자치제 실시 이후 재현되는 것은 구태의연한 인사를 꼽을 수 있다. 내사람 심기와 보복형 인사, 줄세우기 등의 인사 전횡은 대부분 단체장이 바뀐 자치단체에서 일어나고 있다.
 
인구 1천만명의 매머드급 자치단체를 이끌고 있는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취임 일성으로 공명정대하고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인사를 하겠다고 천명한대로 몇 차례 단행한 인사에서 원만한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일부 공무원 사이에서 힘있는 자리에 앉기 위해서는 경기고를 나와야 한다는 자조섞인 목소리는 물론, 산하 단체장 자리를 선거 전리품으로 생각하는 것은 전임 지사와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 같다는 푸념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경제 5단체장의 인천방문 초청과 국내 10대 그룹을 대상으로 한 투자설명회 추진 등을 통해 최고 경영자 마인드를 갖고 있다는 평을 받고있는 안상수 인천시장의 인사, 조직개편 등에 대한 시 공무원들의 시선도 결코 곱지만은 않은 것 같다. 12월 대선을 의식해 전면적인 인사나 조직개편 등은 그 이후로 미뤘지만 측근을 주변에 포진시키려는 가신 행정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는 지적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민선 자치제 3기를 맞아 개선해야 할 시급한 문제는 인사와 조직개편 이외에 단체장의 인기, 선심행정을 꼽을 수 있다. 시·도민들의 표에 의해 선출되는 단체장이다 보니 주민들의 눈치를 보는 것은 당연하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너도나도 유행처럼 막대한 예산을 들여 무슨 축제니, 무슨 행사다 해서 지방적 행사와 각종 간담회 등 집회의 급증, 기관장 판공비의 과다 지출 및 의도가 모호한 예산집행 등은 시급히 개선돼야 할 문제다. 단체장이 지나치게 표를 의식해 규제·단속을 외면해 정부시책의 실효성이 저하되고 기초질서의 문란, 공무원의 기강해이는 민선단체장이 해결해야 할 숙제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민선 3기 단체장의 취임 100일을 축하하며 이들의 분발을 촉구한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