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이 침체에 빠진 가운데 용인 등 경기도내를 중심으로 미분양이 적체되면서 장기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기 위한 건설업체들의 총력전이 벌어지고 있다.

21일 도내 부동산업계와 건설사에 따르면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G아파트 단지는 전용면적 163㎡ 주택형을 최초 분양가 9억8천만 원에서 50% 할인한 4억9천만 원에 팔기 시작했다. 2010년 입주한 이 단지는 1년 전 미분양 물량에 대해 40% 할인을 단행했으나 물량이 계속 쌓이자 할인 폭을 높였다.

오산시 원동의 S아파트도 이른바 ‘반값 아파트’라는 홍보문구를 앞세워 청약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택조합아파트로 개발되는 이 아파트는 바로 인접한 동탄2신도시 내 동일 면적 아파트의 분양가 대비 절반 수준의 ‘반값 아파트’를 강조하고 있다.

분양시행사 관계자는 "대출규제가 본격화되면서 내 집 마련 비용을 조금이라도 낮추려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동탄2신도시와 인접해 생활권은 같이 누리면서 가격이 싸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화성시 남양읍에 들어서는 Y아파트의 경우 분양가격이 3.3㎡당 500만 원대로 ‘수도권 최저가’라는 파격적인 홍보로 분양에 나섰다. 이 아파트 역시 인접한 화성 송산지구와 안산시내 아파트의 분양가보다 절반 가까이 저렴하다는 점을 앞세워 분양 중이다. 이처럼 분양가격 자체를 낮추는 할인분양은 건설사 입장에서는 ‘최후의 보루’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할인분양에 나서는 업체들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은 총 5만7천582가구로 집계됐다. 분양 2~3년이 지난 준공 후 미분양도 1만168가구에 달한다. 경기도에서는 총 3천532가구가 미분양인 가운데 용인 지역은 준공 후 미분양이 2천158가구로 가장 많고 남양주(599가구), 고양(449가구) 등이 뒤를 잇는다.

도내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미분양이 확산되면서 건설사들도 비상이 걸렸다.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은 입주 관리 전담팀을 꾸리거나 대출 주선, 연체이자요율 조정 등을 검토하는 한편 전세형 분양, 2년 동안 살아보고 구매를 결정하는 스마트리빙제도까지 내놓고 있다.

용인에 위치한 분양대행사 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분양시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건설사들도 분양가 할인이나 이자 지원 등의 금액적인 지원부터 선임대 후분양, 전월세 알선 서비스, 살아본 후 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조건 등 다양한 입주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재학 기자 k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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