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가 세금 등을 내는 데 쓴 금액이 평균 200만 원에 육박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막대한 규모의 초과세수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실제로 가계의 세부담 증대가 지표로 확인된 셈이다.

 여기에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등 준조세 부담까지 더하면 가뜩이나 어려운 가계형편이 더 팍팍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01.jpg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가구의 경상조세 지출은 월평균 14만3천252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경상조세란 근로소득세, 사업소득세, 재산세, 자동차세 등 정기적으로 부과되는 세금으로 대부분이 국세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비경상조세 지출은 부동산 거래 침체 등으로 월평균 1만6천925원에서 1만5천509원으로 8.4% 감소했다. 비경상조세는 양도소득세와 부동산 취·등록세 등 주로 부동산과 관련해 일시적으로 부과되는 세금이다. 지방세 비중이 높다.

 지난해 경상조세와 비경상조세를 합한 가계의 전체 조세지출액은 전년 대비 2.1% 증가한 월평균 15만8천761원으로, 연간으로는 190만5천132원에 달했다.

 가계소득에서 조세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3.6%였다.

 조세지출 부담액과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 모두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경상+비경상조세’에는 부가가치세 등 간접세는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면 가계의 세부담은 더 커지게 된다.

 가계의 조세부담이 확대된 것은 정부의 초과 세수입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국세 수입은 242조6천억원으로 전년보다 24조7천억원 증가했다. 전년 대비 증가 규모로는 역대 최대였다. 국세 수입은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안 대비로는 9조8천억원이 더 걷혔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국세 수입에서 초과 세수가 발생했는데 가계의 조세지출이 늘어난 것도 이같은 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단 조세 외에 준조세 부담도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가계는 연금에 월평균 13만320원을, 고용보험 등 각종 사회보험에 13만3천552원을 각각 지출했다.

 이처럼 가계가 조세와 준조세에 지출한 돈을 모두 합하면 월평균 42만2천633원으로 소득 대비 비중은 10%에 육박하는 9.6%로 집계됐다.

 조세와 준조세 등 비소비지출은 대부분 경직성 비용으로 사전에 공제되거나 줄일 수 없는 항목이 대부분이다.

 이같은 지출이 늘어나면 날수록 처분가능소득이 줄면서 가계 형편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경상조세 지출은 누진과세 구조하에서 임금 등이 상승하면서 증가했고, 사회보험과 연금 지출액은 가입자 증가에 따라 늘어났다"면서 "이자비용 하락 등으로 전체 비소비지출은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