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1일 열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A조 감독 기자회견에서 제리 웨인스타인 이스라엘 감독, 헨슬리 뮬렌 네덜란드 감독, 궈타이위안 타이완 감독, 김인식 한국 감독이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구의 세계화’를 꾀하며 출범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네 번째 대회가 오는 6일 막을 올린다. 프로 선수들까지 참가하는 야구 국가대항전 WBC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주도로 2006년 3월에 16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첫걸음을 뗐다. 2009년 2회 대회 이후에는 4년 주기로 열려 올해 네 번째 대회를 맞는다. 2013년 대회부터는 참가국을 28개국으로 늘리면서 지역 예선 제도를 도입했다. 지난 대회 성적을 기준으로 상위 12개 나라는 본선에 직행하고, 하위 4개국과 새로 참가한 12개국 등 16개국이 4개 조로 나뉘어 예선을 치러 각 조 1위가 본선에 합류한다.

우리나라는 2006년 4강에 오르고, 2009년에는 준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야구의 강호로 발돋움했다. 2009년에는 당시 희한한 규정 탓에 결승 포함, 다섯 차례나 격돌한 일본에 아쉽게 우승을 내줬다. 2013년에는 1라운드 탈락 수모를 당했다.

이제 한국은 1·2회 대회의 영광을 이끈 김인식 감독에게 다시 지휘봉을 맡기고 명예 회복을 벼른다. 올해 대회에는 이스라엘·호주·콜롬비아·멕시코가 예선을 통해 본선에 가세했다. 우리나라는 이스라엘·네덜란드·타이완과 A조에 속해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1라운드를 치른다. WBC 경기가 한국에서 개최되는 것은 처음이다. 한국은 6일 이스라엘을 시작으로 7일 네덜란드, 9일 타이완과 차례로 대결한다. B조에 속한 숙적 일본은 쿠바·중국·호주와 7일부터 11일까지 도쿄돔에서 1라운드를 벌인다. A·B조 상위 두 팀씩 총 4개 팀이 12∼16일 도쿄돔에서 본선 2라운드를 치른다.

이번 대표팀은 ‘역대 WBC 최약체’란 평가를 받는다. 코리언 메이저리거가 합류하지 못했고 태극마크를 단 현역 메이저리거는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뿐이다. 하지만 KBO리그에서는 최정상급 선수로 꼽히지만 국제대회와 인연이 없었던 최형우(KIA 타이거즈), 박석민(NC 다이노스), 서건창(넥센 히어로즈) 등이 WBC 대표팀에 뽑혀 김태균, 이용규(이상 한화 이글스), 이대호(롯데 자이언츠)와 타선의 축을 이룬다.

WBC는 처음 출전하는 양현종(KIA)이 장원준(두산 베어스)과 원투 펀치를 이루고, 처음 대표팀에 뽑힌 장시환(kt 위즈)은 차우찬(LG 트윈스)과 함께 ‘롱 릴리프’로 나선다. 심창민(삼성 라이온즈), 원종현(NC) 등 국제대회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들이 베테랑 임창용(KIA), 오승환과 뒷문을 잠그는 모습도 김인식 감독이 기대하는 장면이다.

한국은 김인식 감독이 "메이저리그 준 올스타급 내야진"이라고 부를 정도로 한층 강해진 네덜란드와 싸워야 한다.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베테랑과 마이너리그에서 빅리그 진입을 노리는 선수들로 팀을 꾸린 이스라엘 역시 복병이다. 타이완은 미국 마이너리거 2명,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는 투수 3명, 자국리그 선수 23명으로 대표팀을 구성했지만 에이스 천웨인(마이애미 말린스)이 빠졌다.

한국 선수단 내부에서는 "홈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네덜란드에 질 수 없다"는 의욕이 높지만, 코칭스태프는 "도박을 하기보다 이스라엘과 타이완전에 전력을 쏟아 2승을 확보하는 게 유리하다"는 계산도 하고 있다. 일단 한국 WBC 대표팀의 목표는 도쿄라운드 진출이다. 김 감독은 "2006년, 2009년에도 1승을 생각하다 보니 높은 곳까지 갔다"고 했다. 그의 출사표는 3월 6일 이스라엘과 개막전 첫 승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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