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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남구 도화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지구인 도화동 372-18번지 일원. 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도화1구역 뉴스테이 사업에 찬성하는 사람도, 반대하는 주민들도 한목소리를 내는 접점은 ‘인천에서 가장 좋은 입지 조건’이다. 찬반의 이유도 여기서 나온다. 찬성은 입지 조건을 살려 뉴스테이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 측은 입지 조건이 좋기 때문에 주민들이 원하는 대로 재산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논리를 편다.

 조합 관계자들은 주안·도화(이상 국철1호선)·시민공원(인천2호선)역 등 ‘트리플 역세권’에 경인고속도로 일반화 등으로 교통이 발달했다고 사업지의 장점을 강조한다. 또 주변 교육시설과 문화, 의료 등 편의시설이 이미 갖춰져 뉴스테이 ‘최적지’라고 설명한다. 뉴스테이 반대 조합원들은 입지 조건이 좋은 도화1구역은 도시정비구역을 해제하고 개별적으로 주택 재건축, 부동산 매매 등을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반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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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지구 광역도.
도화1구역은 성인 걸음으로 주안역 9∼10분, 도화역은 15분가량이 소요된다. 시민공원역까지는 10분여 정도 걸어야 한다. 주안로와 경인로를 끼고 있어 차량을 이용한 인천 시내 진입도 편리하다. 경인고속도 도화나들목이 200m 거리에 있어 수도권 접근성도 괜찮다. 사업자인 하나자산신탁도 이를 주목했다.

여기에 도화도시개발구역·미추8구역(뉴스테이)과 주안2·4동재정비촉진지구(복합의료타운)가 인접한 것도 강점으로 꼽았다. 하지만 이곳은 타 지역에 비해 가구 수가 많은 것이 단점이다. 빌라가 많은 구역 특성상 조합원이 1천27명으로 남구 미추8구역(863명)이나 전도관(625명)에 비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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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지구에 자리잡은 제물포 스마트타운.
이에 따라 하나자산신탁이 여차 하면 발을 뺄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조합원들이 갖고 있는 주택이 대부분 소형이기 때문에 보상금액으로 아파트 분양가를 감당하기가 어려워 정착률이 현저히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에 조합 측은 49㎡ 이하 아파트를 10% 이상 분양해 정착률을 높일 계획이다. 도화1구역은 교통, 문화 등에서 장점이 있지만 전통시장, 대형마트 등 쇼핑 공간이 부족한 것은 문제다. 초등학교는 도보 통학이 가능하나 중·고교가 없어 원거리 통학을 해야 하는 어려움도 따른다.

# 전창완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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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완(74) 도화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장은 30여 년 전 도화동으로 이사를 와 이곳을 제2의 고향으로 삼았다. 그는 "다른 뉴스테이 구역과 달리 49㎡짜리 소형 아파트를 10% 이상 만들어 노인, 저소득층 등의 정착률을 높일 계획"리라며 "조합원들이 70% 넘게 도화1구역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2009년 조합 설립 이전 도화1구역 거주자 4천114명 중 가옥주 1천663명이며 세입자는 2천451명이다.

 전 조합장은 아직 시공사 선정 공모 전이지만 조합에는 관심을 보이는 건설사들이 자주 다녀 간다고 설명했다. 오는 30일께 시공사 선정 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가 말하는 도화1구역의 가장 큰 장점은 뉴스테이 사업을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없다는 점이다. 다른 지역과 달리 소수 반대자만 있어 계획에 차질 빚을 일이 없다.

 그는 "다른 구역 가면 현수막도 있고 그런데 우린 그런 게 전혀 없다"며 "바꿔 말하면 원하는 사람이 훨씬 많다는 반증으로 뉴스테이 사업이 상당히 성공리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 조합장은 "주안역, 도화역, 시민공원역 등 서울로 출퇴근 하기 좋고 영화관, 주안역 상권에는 모든 편의시설이 다 있다"며 "또 최근 발표한 경인고속도로 일반화로 시공사가 많은 관심을 갖게 돼 시공사 선정에도 유리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6년도 낡은 도화1구역을 재개발하고자 인천시에 기본계획을 넣고 2007년 구역지정을 받았다. 2010년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6∼7년 정도 사업이 지연되면서 도화1구역은 수렁에 빠졌었다. 전 조합장은 이대로 사업을 포기하는 것은 자신을 믿어준 조합원들을 저버리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2015년 정부가 뉴스테이 사업을 추진하자 총무이사와 사무장 등과 다시 힘을 모아 뛰어들었다. 4∼5년 동안 월급도 받지 못하고 일한 임원들에게 미안한 일이지만 조합원들을 위해 그들을 다독였다. 1년여 노력 끝에 뉴스테이 사업에 선정됐고 지난해 조합원 정기총회에서 사업자 선정까지 마쳤다.

 전 조합장은 "재개발사업은 분양을 하지 못한 부분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부담감이 크지만 뉴스테이는 임대주택이 많아서 조합 부담이 줄어든다"며 "낙후한 도화1구역을 재정비하기 위한 방편으로 현재로선 뉴스테이가 가장 적당하다"라고 했다.

 그는 도화1구역 용적률을 최대한 높여 사업자, 시공사, 조합 모두 효율성이 높은 뉴스테이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원 A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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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 집행부에서 뉴스테이사업 결정 과정, 하나자산신탁과 협상 과정 등 중요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요. 조합원들은 도화1구역 뉴스테이가 사업성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릅니다. 지금이라도 정보를 모두 공개하고 뉴스테이, 재개발, 구역 해제 등 주민들이 가장 원하는 방향을 선택해야 합니다."

 도화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조합원 A씨는 "뉴스테이 사업을 찬성한 조합원이 260명 정도인 것으로 아는데 집행부 감언이설에 넘어간 것이지…, 동구 송림초 뉴스테이 사업처럼 감정가 통보 받고 나면 주민들도 그제서야 난리 칠 것이다"라며 "도화1구역은 규모(평수)가 작고 빌라가 많아 가구당 보상가가 새 아파트 분양가의 절반 수준밖에 못 미칠텐데 원주민들은 다 쫓겨난다"고 걱정했다. 그는 "대의원 100명 중 74명이 의사를 표시했는데 찬성과 반대가 74대 0이 말이 되느냐"며 "조합 집행부가 시키는 대로 거수기 역할만 할 뿐 뉴스테이 사업을 전혀 모르고 있는 대의원들도 문제다"라고 혀를 찼다.

 A씨는 집행부의 밀실 행보를 가장 경계한다. "지난해 집행부가 정관을 바꿔서 7명이던 이사회를 5명으로 줄였는데… 자신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던 이사 2명이 노환 등 이유로 사직하자 신규 이사가 들어오면 반대의 목소리를 낼까봐 아예 진입의 벽을 막았어요. 여기에 조합장, 총무이사, 사무장 급여를 30% 올린 것도 모자라 4∼5년치 월급을 제대로 못 받았다고 소급해서 받아간다는 집행부가 제정신입니까?" 그는 월 조합장 300만 원, 총무이사 250만 원, 사무장 180만 원에 연 400%의 상여금까지 챙기는 집행부가 못마땅하다. 조합원들이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할 네이버 카페는 회원수가 고작 174명인데다 질문을 올려도 답변조차 제대로 올리지 않는 집행부의 깜깜이식 업무가 답답하기만 하다.

 A씨는 "집행부는 투명하게 예산을 집행하고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데도 내용을 공개하는 일이 드물다"며 "재개발구역을 해제하면 현재까지 조합이 사용한 매몰비용(2015년 기준 26억 원)을 조합원 전체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조합 임원들의 행태를 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합원 1천27명 중 600여 명이 외지에 사는데 조합 이사, 대의원이 되려면 1년 이상 사업 구역에서 살아야 한다는 조항도 집행부가 다른 조합원들을 배제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다"라며 "올해 대의원 자격 기준을 바꿨지만 사업 구역에 사는 조합원 5명 이상 추천을 조건으로 한 것도 다 진입을 막으려는 꼼수다"라고 비판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유희근 인턴기자 brav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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