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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만찬장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6일(현지시간) 마침내 마주했다.

 세계 최강국의 강력한 지도자인 ‘스트롱맨’ 간의 첫 정상회담 동북아 최대의 안보현안인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 문제를 비롯해 세계 안보와 통상 질서의 실질적 해법을 마련할 수 있는 ‘세기의 담판’이어서 그 결과에 지구촌의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6차 핵실험 준비를 마치는 등 도발을 이어가고 있는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중국을 강력히 압박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시 주석의 대응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최대한 압박하고 여의치 않으면 북한과 연계된 기업과 금융기관을 상대로 한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최후 수단으로 선제타격 등 군사옵션까지 불사하겠다는 3단계 시나리오를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오후 미 플로리다 주(州) 팜비치의 호화리조트 ‘마라라고’에서 만나 만찬회동을 시작으로 사실상 1박 2일간의 정상회담 일정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에서 "우리는 우정을 쌓았다. 나는 그것을 알 수 있다. 장기적으로 우리는 매우, 매우 위대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며 그렇게 되기를 매우 고대한다"며 양국 간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이미 긴 대화를 나눴다. 지금까지는 얻은 게 아무것도 없다. 전혀 없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시 주석의 만찬 발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만찬은 두 정상 간 첫 상견례 성격이 짙은 만큼 격론이 오가기보다는 ‘탐색전’이 펼쳐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두 정상은 7일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미사일 문제와 무역 불균형과 환율조작 여부, 남중국해 영유권,‘하나의 중국 정책’ 등의 핵심 현안들을 놓고 담판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국에 대한 중국의 보복을 초래한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국 배치 역시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북핵 문제를 놓고서 벌어질 트럼프 대통령의 ‘창’과 시 주석의 ‘방패’간 대결이 최대 관전 포인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시 주석과 회동하기 직전까지도 강한 압박을 가한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을 불과 3시간여 앞두고 플로리다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에게 "중국이 (대북) 압박을 강화하지 않으면 독자적으로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전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통화하면서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며 ‘군사적 행동’ 가능성까지 열어둔 데 이어 압박의 수위를 한껏 끌어올린 것이다.

 그러나 끝내 중국이 협력하지 않는다면 북한과 은밀하게 거래하는 중국 은행과 기업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로 보복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무역·통상 이슈는 미·중 양자간 최대 핵심현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강간’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을 비판하고,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자극받은 백인 중하층과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표심은 그의 당선이 원동력이 됐다.

 반면 올가을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둔 시 주석도 안정적 리더십을 구가하려면 당장 미국으로부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받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이다.

 대만 무기판매 중단과 보복관세 철회 등도 시 주석의 핵심 요구 사안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두 정상이 타협의 여지가 별로 없는 북핵 문제보다는 무역·통상 이슈에 더 집중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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