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화성행궁의 완전한 복원을 위한 ‘우화관’ 발굴사업이 진행되면서 신풍초등학교의 ‘사료관’이 갈 곳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 수원 화성행궁의 완전한 복원을 위한 ‘우화관’ 발굴사업이 진행되면서 신풍초등학교의 ‘사료관’이 갈 곳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세계문화유산 수원 화성행궁의 ‘우화관’ 복원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우화관 부지에 건립돼 있는 120년 역사를 간직한 신풍초등학교 ‘사료관’이 체육관 구석으로 쫓겨나는 등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됐다.

신풍초 본관 건물 철거가 확정됐지만 본관 안에 있던 사료관을 옮길 공간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25일 수원시 화성사업소와 신풍초 총동문회에 따르면 시는 올 2월 팔달구 신풍초교 재학생 전원이 새로 건립된 광교신도시 내 신풍초 본교로 전학을 완료하자 지난 19일 신풍초 분교장 본관동 철거공사 폐기물 처리용역업체 모집공고를 내는 등 화성행궁 우화관 복원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그러나 신풍초 본관 건물이 우화관 옛 부지로 추정돼 문화재 복원을 위해 철거가 불가피해졌지만 본관 안에 있던 사료관을 옮길 마땅한 부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

총 600여 점의 사료가 보관돼 있는 사료관은 당초 본관 건물 1층에 위치해 있었으나 지금은 우화관 복원사업으로 본관 건물 옆 체육관으로 임시 이전된 상태다.

임시라고는 하지만 사료관은 상당히 열악한 상태다.

체육관 한쪽을 샌드위치 패널로 칸막이를 쳐 만들어 놓은 공간에 자리잡은 사료관에는 걸개 사진 등의 사료들을 마땅히 걸어놓을 곳도 없었으며, 각종 사료들이 유리로 된 전시물 위에 아슬아슬하게 올려져 있었다.

공간도 협소해 현재 신풍초 동문들이 소장하고 있는 600여 점의 사료를 추가로 들일 수도 없는 실정이다.

더 큰 문제는 해당 체육관마저도 철거가 불가피하다. 체육관 부지가 우화관 연못, 물길이 지나는 곳으로 추정돼 복원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광교신도시로 옮긴 현 신풍초에 사료관을 옮기는 방안이 추진되기도 했지만 과밀 학급 탓에 사료관을 만들 공간이 없다는 수원교육지원청의 판단으로 물거품됐다.

총동문회는 화성행궁 부지 주변에 사료관 건립을 요구하고 있지만 화성사업소 측은 모든 조사가 끝나 봐야 알 수 있다며 아직 이렇다 할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최원각 신풍초 사료관 보존회장은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학교인 신풍초의 역사를 지키기 위해 사료관 존치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현재 화성사업소 측과 사료관 부지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어렵다는 대답만 되풀이돼 답답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 화성사업소 관계자는 "아직 2차 발굴조사를 시행한 것도 아니고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사료관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2차 발굴조사 결과에 따라 사료관 문제도 문화재청의 관련 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사진=강나훔 기자 hero43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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