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과의 점심식사가 화제가 됐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버핏과의 점심식사는 비싸기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2000년부터 매년 자신과 점심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기회를 경매에 부쳤는데 낙찰가가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해에는 익명의 여성이 지난 2012년 기록한 역대 최고가와 같은 35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0억 원을 투자해 그와 밥상에 마주 앉을 기회를 가졌다. 이날 버핏이 점심 값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그야말로 횡재를 한 셈이다.

버핏과의 점심 낙찰자는 미국 뉴욕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서 그와 3시간가량 식사를 할 수 있다. 그의 다음 투자대상에 대한 상세한 질문을 제외한 모든 것을 질문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

버핏은 ‘오마하의 현인’이라는 그의 별명에 맞게 낙찰자들에게 만족을 넘어선 ‘감명’을 준다. 한 낙찰자는 그와의 점심식사 후 큰 감명을 받아 한 유력 언론사에 소감문을 기고하는 것도 모자라 책까지 냈다. 그는 그의 책에서 "마지막 1원까지도 아깝지 않았다. 그가 왜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지 알 수 있는 기회였다"고 극찬했다.

기자라는 직업을 갖다 보니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만큼 많은 식사 자리를 갖게 된다. 이 자리에서는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진다. 민감한 정치 이야기에서부터 옆집 애완견을 다른 집 ‘잡종’ 개가 건드려 임신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참으로 다양하다.

대부분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아니면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몰입도가 높은 이야기들이지만, 가끔은 신중치 못한 발언을 해 분위기를 망치는 사람이 있다. 정치적 신념이 다른 사람들이 만나 하는 ‘정치 설전’이 그렇고, 자신의 재력이나 학식, 위치를 뽐내며 하는 이야기들이 그렇다. 대부분 사과하는 것으로 시비나 제 자랑은 일단락되지만, 동석자들은 심한 체기가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후유증을 겪게 된다.

되돌아본다. 내 입 밖으로 튀어져 나온 이야기들이 누구나 공감하는 현인의 것이었는지, 아니면 ‘멍멍’ 하며 개가 짓는 소리에 불과했는지. 당신의 이야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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