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의 장정을 이어온 ‘제16회 의정부음악극축제’가 지역 축제의 새로운 롤모델을 선보이며 지난 21일 성황리에 폐막했다.

‘판타지, 꿈꾸는 세상’을 주제로 5개국 40여 단체의 공연과 다양한 체험·전시·예술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한 축제에는 관(람)객 10만 명이 다녀갔으며, 초대형 융·복합 음악극으로 기대를 모은 개막작 ‘K-Culture Show 별의 전설’은 가능성을 열어 뒀다는 평가다.

‘K-Culture Show 별의 전설’은 개막 전부터 이목을 끌어왔다. 지역 공연장이 제작하고 초연 이후 업그레이드됐다는 기대감, 베트남 해외 공연이 예약된 한류 편승 등 요소요소가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뚜껑을 열어 보니 ‘별의 전설’은 한국형 비보잉으로 무대를 꽉 채웠다. 견우와 직녀 설화를 기본 흐름으로 이끌어 간 스토리는 ‘의정부역’이라는 거점을 영상으로 소개하며 초반부터 지역 무대의 상징성을 나타냈다. 이후 펼쳐진 공연은 화려한 영상과 배우들의 움직임이 조화롭게 이어나가 볼거리를 쉼 없이 제공했다. 물론 군데군데 다듬어야 할 부분은 있었지만 이번 버전이 해외 공연을 주 타깃으로 설정했다는 측면에서는 무리가 없어 보였다.

베트남 공연을 앞두고 이 작품을 관람한 하오(HAO)다낭극장장을 비롯해 베트남 문화부 부국장 및 부장 등도 만족감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의정부음악극축제는 북유럽의 혁신적 음악극인 뉴오페라 ‘War Sum Up’과 애니메이션이 돋보인 호주 아트서커스 ‘동물의 사육제’, 스페인 어린이 클래식 인형극 ‘드뷔시의 음악여행’, 국악창작동화 ‘별이가 반짝반짝, 혼자서도 잘자요’, 뮤지컬 ‘라흐마니노프’, 작은창극 ‘춘향’ 등 실내 초청작 또한 호응을 이끌었다.

이 밖에 야외에서 수준 높은 음악극, 전시공간에서 열린 소규모 음악극 또한 관객들의 발길을 잡았으며 공무원과 회사원, 교사 외에 다양한 미래를 꿈꿔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평소 만나 보기 힘든 공연제작자, 게임프로그래머,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분장디자이너가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토크콘서트 ‘꿈 콘서트’ 등은 색다른 기획이었다는 평가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기북부 지역 5개 대학교와 축제 간 연계사업은 전문 공연예술축제로써 지역 내 학교와의 교류를 통해 전공학생들에게 무대 경험 기회를 제공했으며, 축제 전 의정부시내 곳곳에서 축제 홍보를 위한 플래시몹 공연도 선보였다. 아울러 야외 공연이나 참가 프로그램 등을 통해 시민 참가 형태의 폭과 깊이를 더했다.

의정부예술의전당 소홍삼 본부장은 "‘별의 전설’의 경우 수묵화를 보는 듯한 영상과 배우들의 춤 등이 매칭돼 한국적 아름다움을 만들어 공연을 앞둔 베트남 관계자들의 마음을 흡족하게 만들었다"며 "축제는 전반적으로 예술성과 축제성(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노훈 기자 nhp@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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