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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치료 안해도 되는 병이라는 오해 갑상선도 조기진단·치료가 진리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7년 07월 05일 수요일 제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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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준수 나사렛국제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과장
"갑상선암은 치료 안 해도 된다면서요?"

 갑상선암 전문의로서 진료를 하다 보면 간혹 안타까운 순간들이 있다.

 갑상선암은 ‘거북이암’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진행이 느리고 예후가 좋은 편이다. 갑상선에 생긴 암을 총칭해 갑상선암이라고 하는데, 그 중 갑상선 유두암이 가장 흔해 전체 갑상선암의 90∼95%를 차지한다. 그렇다고 갑상선암 검사를 안 받아도, 치료를 안 해도 되는 걸까?

 2년여 전 7㎜ 정도의 갑상선 유두암을 진단받은 한 환자분의 경우 다른 병원에서 암이 의심된다는 얘기를 듣고 내원해 갑상선암으로 진단됐다. 초기니까 한쪽만 절제하는 수술을 권유했으나 "갑상선암은 치료 안 해도 된다면서요?"라며 수술을 거부하고 추적관찰을 원했다. 그렇지만 그 후로 목이 조금만 불편해도, 감기에 걸려도, 조금 피곤해도 다 암 때문에 생기는 증상 아니냐며 한 달에 한두 번씩 병원에 오셔서 검사를 계속 했다.

 불안감으로 인해 불면증과 우울증이 생길 정도지만 수술은 하지 않겠다며 1년을 버틴 환자가 아주 오랜만에 내원해 검사를 진행했다. 환자는 수술 외에 암 치료를 할 수 있다는 이런저런 이상한 치료를 받았고, 암은 오히려 진행된 상태였다.

 2014년 8월께 ‘증상이 없으면 갑상선암 검진을 하지 말아라’라는 갑상선암 검진 권고안이 국립암센터에서 발표된 이후 ‘갑상선암은 검사나 치료가 필요없다’, ‘수술 안 해도 된다’ 등의 잘못된 정보가 대중적으로 퍼졌다. 단지 갑상선암은 치료율이 100%에 가깝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검사나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마치 정설인 것처럼 포장되고 확대재생산돼 버린 결과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0년대 갑상선암 치료율은 87.2%였으나 2001년 이후에는 95% 정도로 향상됐다. 원래 잘 치료되는 것이 아니라, 조기 검진과 적극적인 치료로 100%에 가까운 치료율을 보이게 된 것이다. 갑상선 조기 진단을 하지 않는 영국의 치료 성적을 보면 1년 생존율이 83%이고 5년 생존율은 80% 이하로 나타나 대조를 보인다.

 갑상선암이 다른 암에 비해 성장 속도나 전이 속도가 늦고, 비교적 얌전한 암이란 사실은 맞지만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갑상선암 전문가 입장에서 암을 진단받고도 잘못된 상식으로 치료를 안 하고 진행이 돼 많은 합병증을 남기고 고생하시는 분들이 안타까울 뿐이다. 갑상선암 초기에는 수술 외에 항암이나 방사선치료 등 힘든 치료는 대부분 필요하지 않다. 수술도 부분 절제만 하면 1∼2시간 정도면 되고, 입원 기간도 3∼4일 정도로 짧다. 또한 합병증 발생률이 현저히 낮아지고 평생 약을 먹을 일도 없다. 암환자는 나라에서 중증질환으로 등록되므로 치료 비용 역시 크게 들지 않는다.

 최선의 치료는 예방이고 차선책은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임은 변하지 않는 진리이며, 갑상선암이라고 예외는 아니라는 것은 상식일 것이다.

 <도움말=나사렛국제병원 유방갑상선외과 정준수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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