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가 ‘신 모세의 기적’을 꿈꾸고 있다. 국내 교육정책은 외부적 환경요인에 변화무쌍하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늘 혼란 속에 산다. 이러한 현실 속에 일관된 교육정책으로 도시의 삶을 바꾸고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있어 화제다. 다름 아닌 오산시다. 이곳은 인구 22만 명의 수도권 남부 교통의 요충지이자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고 있는 평생학습도시이다. 교육의 불모지에서 누구나 부러워하는 교육도시이자 아동친화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오산시의 교육정책을 들여다봤다.

▲ 곽상욱 시장과 어린이들이 오산시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 을 축하하고 있다.
# 함께 배우고 나누는 100년, 오산 평생학습

오산시의 평생교육의 시작은 학부모 스터디와 시민참여학교다. 학부모가 내 아이를 키우는 마음으로 지역의 아이들을 보듬고 가르치는 것이다. 많은 아이들을 가르치려면 부모도 학습을 해야 했고, 시는 이를 시스템화했다. 학부모 스터디의 탄생 배경이다. 개인의 역량과 관심 분야를 그룹별로 학습한 결과, 학부모들은 학교 정규과정의 시민참여학교 교사가 됐다. 학교와 마을이 함께 만들어 가는 축제, 미리내일학교, 얼리버드 등 아이들의 꿈을 찾고 학습하는 일에 지역의 학부모, 어른들도 함께 하게 된 것이다. 오산이 온 마을이고, 온 마을이 학교가 돼 학교의 수업을 지역 곳곳에서 학부모가 참여하는 수업으로 2014년 대한민국 평생학습 대상을 받았다. 이는 2015년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되는 계기가 됐다.

성인 학습의 중요성을 느낀 시는 2012년 배달강좌 ‘Run&Learn’을 시작으로 다양한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여러 가지 사유로 교육장에 나오지 못하는 성인들이 원하는 강좌를 주문하면 원하는 장소로 강사가 달려가 수업을 하는 시스템으로 연간 600개 강좌를 운영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취미를 즐기며 삶의 활력을 찾고 자신의 재능을 발견해 강사로 활동하는 사례도 있다. 성인문해교육과 두런두런 평생학습 아카데미, 경력단절 여성 파워업과정, 평생학습 코디네이터 양성과정, 전문 자격증 과정 등 다양한 성인 대상 교육과정과 평생학습마을을 운영해 수많은 학습자를 배출한다.

▲ 백년시민대학 비전선포기념식 현장.
오산시민대학은 평생학습이 추구하는 개인 성장이 지역사회로 환원하는 선순환적 시스템과 평생교육으로써 변화되는 가치와 철학이 담긴 학습을 누구나 어디에서나 근거리에서 일상 학습을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고자 했다. 바로 오산백년시민대학이다.

 오산시민대학은 구조부터 다르게 시작했다. 도시 전체를 대학 캠퍼스 구조로 재구성하고, 언제 어디서나 어떤 형태든 시민들이 원하는 배움과 가르침을 실현함으로써 시를 학습형 지식문화정보도시의 모델로 만들고자 했다. ‘100년을 바라보고 사람을 가꾸는 대학’, ‘100세까지 학습을 통해 행복하고 가치 있는 삶을 누리는 대학’. 그게 바로 시가 추구하는 특별한 시민대학이다. 그런 의미를 갖고 이름 또한 오산백년시민대학이라 칭했다.

 계획 단계부터 전문가들과 시민이 함께 참여해 고민한 결과물인, 전국 어디에도 없는 평생학습의 메카 ‘오산백년시민대학’이 9월 첫선을 보인다.

 또 시는 지붕 없는 학습관을 가지고 있다. 관내 6개 주민자치센터를 캠퍼스로 조성하고 전역의 민·관·산·학이 가지고 있는 유휴공간을 징검다리교실로 지정했다. 집이나 직장의 근거리에서 학습할 수도 있고, 퇴근을 하면서도 가까운 공방이나 카페에서도 학습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학습 형태인 것이다. 하나로 조성된 캠퍼스와 징검다리교실은 다양한 교육과정의 학습장소로 운영된다.

# 아동친화도시

오산시는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위해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란 아동권리를 이행하고자 노력하는 지역정부의 시스템으로, 아동의 목소리와 요구 및 권리가 법, 정책, 조약, 프로그램, 예산 등 지역사회, 지방자치단체에 고루 반영됨으로써 지역 내 모든 아동이 권리를 존중받으며 생활하는 데 초점을 둔 제도다. 전 세계 1천300여 도시가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로 선정됐고,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 12월까지 6개 지자체가 인증됐다.

 시는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위해 ‘아동의 권리가 보편화되는 도시 오산’, ‘믿고 맡길 수 있는 육아나눔터 오산’, ‘신바람 나는 교육·문화도시 오산’, ‘세대가 공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안전도시 오산’, ‘미래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참여도시 오산’을 전략과제로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

# 곽상욱 시장 인터뷰

-교육에 대한 고민을 언제부터 하게 됐나.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활동을 하면서 교육 때문에 수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지역을 떠나는 모습을 봐 왔다. 지역의 정주성을 되찾고 교육으로 도시를 바꿔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교육정책에 대한 성공 여부의 키는 물론 학생들이지만 행정에서 이를 뒷받침해 줘야겠다는 고민을 늘 가져왔고, 민선5기 오산시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 지금까지 교육정책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산시의 교육정책과 가장 큰 변화는.

▶시는 정부의 자유학기제 시행과 공교육 활성화 교육정책을 선도적으로 추진해 평생학습도시, 평생교육도시, 아동친화도시로 인증받았다. 시의 교육정책의 가장 큰 핵심은 학생과 학부모, 지역주민이 함께 교육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논의 구조와 협의체가 자발적으로 만들어지고 시의 교육정책에 학생과 학부모, 시민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이다.

시민참여학교, 수영체험학습, 1인 1악기·1체육, 미리내일학교, 꿈찾기멘토스쿨, 일반고 얼리버드 프로그램 운영 등은 시가 전국적인 혁신교육 모델을 만들어 냈다고 자부하고 있고,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벤치마킹과 오산시의 학습을 도입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5월 31일 시가 경기도에서 처음으로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받았다. 이는 22만 시민과 약속한 것으로 관련 조례 제정과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어린이·청소년의회와 아동정책참여단을 구성하는 등 아동을 위한 도시로 시정 구석구석을 재정비한 결과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라 생각한다. 아동의 권리와 인권, 교육을 아우르는 다양한 정책들을 펼쳐 나갈 예정이다.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은 학생들의 웃음소리와 밝은 모습이다. 일방적 주입식 교육이 아닌 학생 스스로가 참여하고 체험하는 학습활동을 통해 재미를 느끼고, 가고 싶은 학교로 변화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한 성과라 생각한다.

  오산=최승세 기자 cs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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