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비펜트린’ 성분의 닭 진드기 살충제를 산란계 농가에 배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3개 시·군에 나눠 줬지만 지역 내 15개 산란계 농가 중 어느 곳으로 갔는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친환경 무항생제 인증 농가까지 뿌려 졌는지 알 길이 없다. 시보건환경연구원이 인천 전체 산란계·메추리 농가 살충제 검사 결과, 모두 안전하다고 발표했지만 검사방식이 논란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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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모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장은 16일 시청에서 지역내 15개 산란계 농장 전수 검사 결과 피프로닐, 비펜트린 등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17일 시와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5대5로 180만 원의 예산을 책정해 닭 진드기 구제 약품 사업비로 썼다. 와구프리 블루(비펜트린 성분) 1㎏짜리 36개를 구입해 강화군·서·계양구에 보냈다. 비펜트린이 기준치의 21배 초과 검출된 전남 나주 산란계 농가도 지자체가 공급한 와구프리 블루를 살충제로 썼다.

인천에는 5개 산란계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친환경 농가로 인증받았다. 살충제 자체를 쓰지 않아야 한다. 시는 9천 마리분의 와구프리 블루를 배포했다고 밝혔다가 물에 희석해 쓴다는 내용을 확인하고, 정확한 살포된 양을 가늠하기 어렵다며 입장을 번복했다.

와구프리 블루는 2014년 7월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닭 진드기 방제 허가를 받았다. 계사나 그 주변에 농약을 뿌리듯 살포하면 닭 진드기가 몸에 닿아서 죽고, 휘발증기를 흡입해 죽고, 남아있는 성분을 밟아서 죽는 등 3단계 방제효과가 있다. 이날 이마트 납품 일부 달걀에서 비펜트린 성분이 나와 전량 폐기하는 등 전국 31개 농가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왔다.

시는 15∼17일 산란계 농가(남동 2곳, 계양 3곳, 강화 9곳, 옹진 1곳), 메추리 농가(서 1곳, 강화 4곳)의 달걀을 회수해 검사했지만 살충제 성분이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농가별 1판(30알)씩 걷어 20알을 깨 섞은 뒤 시료를 채취해 검사했다. 문제는 15개 농가중 7곳의 달걀은 지난 1일 미리 수거해 둔 것으로 검사 결과를 믿기 어렵다는 점이다.

보건환경연구원은 모니터링을 위해 미리 가져온 달걀을 이번 전수검사 때 활용해 괜찮다고 답했지만 보름 사이 와구프리 블루를 사용했는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다.

인천 전체 달걀 생산량을 하루 21만4천950개다.

시 관계자는 "2017년도 농축산부 가축 방역 사업계획 및 실시요령에 따라 와구프리 블루를 배포한 것이다"며 "조류인플루엔자(AI)는 7일이 지나면 다시 검사해야 하는 규정이 있지만 달걀은 그런 게 없어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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