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희망2017 나눔캠페인’에 12억 원을 한번에 기부했다. 이 기부로 전년 동기간 대비 부진하던 인천 사랑의 온도탑 온도는 단숨에 22℃나 올라 50℃를 돌파했다.  <사진=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 지난해 12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희망2017 나눔캠페인’에 12억 원을 한번에 기부했다. 이 기부로 전년 동기간 대비 부진하던 인천 사랑의 온도탑 온도는 단숨에 22℃나 올라 50℃를 돌파했다. <사진=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최근 ‘착한기업’에 대한 관심이 많다. 이러한 흐름 속에 인천 지역 기업들도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법인 기부는 개인 기부와 달리 한 번에 큰 액수의 기부금을 모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는 등 변수도 존재한다.

30일 인천상공회의소의 ‘국내 1천대 기업 중 인천 기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연매출액 기준 국내 기업 1천 위권에 든 인천 지역 기업은 총 48곳이다.

이 중 지난해 지역 모금기관을 통해 1천만 원 이상을 기부한 업체는 현대제철㈜과 한국지엠㈜, 두산인프라코어㈜, SK인천석유화학㈜,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12곳(25%)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경기 불황으로 지역 기업들의 기부가 위축된 것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은 건설이나 항만 등 경기에 민감한 분야의 크고 작은 업체들은 불황이 닥치면 자체적으로 기부예산을 동결하거나 오히려 축소한다고 설명했다.

개인사업자의 경우도 ‘착한가게’ 협약 해지를 요청하거나 운영 악화로 아예 폐업하는 경우도 생긴다. 실제로 국내 매출 순위 1천 위권에 든 지역 기업 48곳 역시 매출총액은 70조1천663억 원으로 전년 대비 7.6% 증가했지만, 기업 순이익은 4천594억 원으로 전년 대비 68.8%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의 한 기업 관계자는 "평소 모금단체 등으로부터 기부를 권유받는 경우가 많은데, 되도록 다 참여하려고 하지만 지난해처럼 경기가 악화되면 힘든 것도 사실"이라며 "이럴 경우 기업이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자체적으로 이웃을 돕거나 사회공헌활동으로 봉사를 진행하는 등 다른 방식으로 나눔을 이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연말 인천공동모금회가 진행한 나눔 캠페인 등에서도 한동안 기업 기부가 주춤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21일 시작한 ‘희망2017 나눔캠페인’에는 12월 9일까지 3주간 기준으로 총 160개 기업이 29억9천여만 원을 기부했다. 이는 2015년 같은 기간 199곳의 기업이 54억여 원을 기부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줄어든 수치다. 기업은 39곳이 줄었을 뿐인데, 기부액은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그나마 인천국제공항공사가 2주 뒤 12억 원을 한 번에 기부하면서 단숨에 사랑의 온도탑 온도가 50℃를 돌파하고 기부 물꼬가 트였지만 이전까지는 목표 달성이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대한적십자사 인천시지사 관계자는 "올해 걷기대회 등의 행사에서도 몇몇 기업은 사정이 좋지 않아 행사 기금을 지원하지 못했다"며 "기업으로부터 모금을 받으면 한 번에 큰 금액이 들어온다는 점에서 기업 기부에 의존하기 쉽지만 경기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정한 모금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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