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리스크와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불안정한 대내외 정치·경제환경으로 올해 1~3분기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감소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간 목표인 200억 달러 이상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1~3분기 외국인 직접투자 신고액이 135억9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9.7% 줄었다고 12일 밝혔다.

 실제 투자 도착 기준으로는 9.1% 증가한 80억 달러를 기록했다.

 상반기 감소세를 보였던 도착 금액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최근의 외교·안보 상황에도 우리 경제에 대한 신뢰가 여전하며 투자가 계획대로 원만하게 이행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FDI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신고·도착 기준 모두 역대 3번째 실적을 기록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의 한국 투자는 신고 기준으로 5.5% 감소한 29억 달러, 도착 기준으로는 5.4% 증가한 8억2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화공, 전기·전자, 자동차 등 제조업 투자가 증가했지만, 금융과 보험 등 서비스업은 감소했다.

 일본의 한국 투자는 신고 기준으로 90.2% 증가한 16억9천만 달러, 도착 기준으로는 28.9% 증가한 7억6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일본의 FDI는 4분기 연속 증가하며 2012년 4분기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산업부는 고령화에 따른 일본 내수시장 한계에 대응하고 한국기업과의 합작을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한국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유럽연합(EU)의 한국 투자는 신고 기준으로 40.7% 감소한 31억5천만 달러, 도착 기준으로는 1.4% 증가한 30억8천만 달러다.

 조세회피처를 통한 소득이전에 대한 국제공조가 강화됨에 따라 EU를 경유한 1억 달러 이상 대형 인수합병 투자가 크게 감소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중국의 한국 투자는 신고 기준으로 63.4% 감소한 6억1천만 달러, 도착 기준으로는 53.7% 감소한 1억3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중국 정부의 ‘해외직접투자 지도 지침’으로 해외투자가 까다로워졌고 외환보유고 유지를 위한 외환송금 규제 등의 영향으로 한국 투자가 감소했다.

 특히 지침에 따라 해외투자 제한 업종으로 지정된 부동산, 호텔,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한국 투자의 33%를 차지해 파급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를 부문별로 보면 제조업은 주력산업의 세계적인 FDI 하락세와 국내기업의 경쟁력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면서 전년 대비 3.5% 감소한 41억6천만 달러(이하 신고액 기준)를 기록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 금융·보험 등을 중심으로 투자가 위축되면서 전년 대비 8.8% 감소한 93억3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그린필드형 투자는 전년과 비슷한 107억9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인수합병(M&A) 투자는 미국의 금리상승 여파에 따른 자본조달 비용 상승 우려 등으로 전년 대비 33.9% 감소한 27억9천만 달러다.

 산업부는 전망에 대해 "선진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축소 본격화, 연내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 브렉시트 협상 불투명 등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면서도 "글로벌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대형 M&A 딜 성사, 신산업·유망산업 투자유치가 호조세를 보이며 FDI가 증가할 가능성도 병존한다"고 말했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