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인천 초등학생 살인, 강릉 여고생 폭행,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등 아이들 범죄가 잔인하다 못해 도를 넘어서고 있는 것을 바라보는 마음이 너무도 무겁게 느껴진다. 예전에도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따돌림, 학교폭력 등 10대 청소년들의 문제는 항상 발생돼 왔으나 무차별하게 폭행하는 것은 물론 계획적으로 보복성 2차 폭행을 가하고 스스로 범죄를 SNS에 노출하는 등 폭력배 영화에서 나올 만한 내용으로 변하고 있다. 부산 여중생 집단 폭행사건의 경우 처음에는 공원으로 불러내 슬리퍼로 때리다가 노래방으로 끌고가 반주기를 틀어 놓고 사람들이 듣지 못하게 폭행을 가하고 나갈 때는 옷과 마스크를 강제로 씌워서 나가는 등 성인들도 하기 어려운 치밀함에 놀라게 된다.

 2차 폭행은 경찰에 신고한 것에 대한 계획적인 보복으로 피해자의 친구를 이용해 영화를 보러 가자며 속여 불러낸 후 유동인구가 많은 낙동로부터 인적이 드문 공장지대로 끌고 갔다. 너무나 슬프고 아쉬운 것은 구타를 당하며 끌려가는 이를 목격한 사람들이 많았음에도 수군대기만 할 뿐 직접 도와주거나 신고한 사람은 없었다니 묻고 싶다. 그들이 당신의 딸이나 조카여도 지나칠 수 있었는지.

 이들의 폭행 수법은 현장 인근에서 촬영된 CCTV 영상에는 피해자를 가격하는 모습이 담겨져 있는데 철골자재, 소주병, 벽돌, 쇠파이프, 의자 등을 사용했으며 담뱃불로 지지기까지 하는 등 피해자에게 너무도 잔인한 짓을 행했다고 한다.

 특히, 입안과 뒷머리의 피부가 찢어져서 온몸에 피가 흘러내리는 피해자를 그 와중에 무릎을 꿇려놓고 사진까지 찍은 뒤에 혼자 내버려 두고 떠났다니 믿기지 않는다. 2차 폭행 이전에도 ‘신고하면 모를 줄 아느냐’, ‘잡히면 죽는다’라는 말들로 협박 메시지를 보내는 등 부산을 배경으로 폭력조직의 세력다툼을 영화로 만든 범죄와의 전쟁에서 나올 만 한 내용들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집단폭행을 가한 여중생들도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문제는 끔찍한 상해를 입힌 뒤에 아는 선배에게 마치 자랑하듯이 페이스북에 메신저로 사진과 관련 내용을 보냈다니 잘못될 경우 사람이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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