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원대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해온 유흥업소 종업원 출신의 40대 남성 등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이 40대 남성은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로 번 돈을 펑펑 써대는 손님들을 보며 아내와 누나, 처남 등 가족까지 끌어들여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북부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범죄단체 조직 등의 혐의로 불법 도박사이트 총책 최모(40)씨와 부인 백모(34)씨 등 운영진 총 14명을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조직원 4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최 씨 부인 명의로 된 사우나와 아파트, 부동산 등 28억 원 상당의 재산을 몰수보전 신청했으며 이들이 운영하던 도박사이트를 폐쇄하고 집에 있던 현금 5억 원과 명품 가방, 귀금속 등 금품 1억 원어치를 증거물로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 등은 지난 2010년 7월부터 올 9월까지 일본에 서버를 둔 불법 스포츠토토 및 바카라 등 10여 개의 도박 사이트를 개설, 회원 6천여 명으로부터 도박자금 약 1조 원을 입금받아 약 500억 원의 부당수익을 얻은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지역의 룸살롱 웨이터 생활을 하던 최 씨는 돈을 마구 쓰는 손님들이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관계자란 사실을 알게 된 후 자신도 도박사이트를 운영하기로 결심했다.

2010년 국내에서 혼자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던 최 씨는 회원 수를 늘리기 위해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업체 출신의 친구와 가족들을 끌어들였다. 이후 10여 명의 불과하던 회원 수가 3년 새 2천여 명으로 늘어났다.

2013년 3월부터 중국에 사무실을 차린 최 씨는 6개월 후 필리핀으로 사무실을 옮겨 본격적으로 도박사이트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특히 최 씨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사이트 운영팀을 비롯, 자신의 가족을 중심으로 부인 백 씨는 자금관리, 누나 최(42)씨와 매형 김(52)씨는 범죄수익금 인출, 처남 김(23)씨와 조카 백(23)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사이트 운영 등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나머지 공범들은 최 씨 부부가 유흥업소에서 일하며 알게 된 웨이터 출신들로 채워 보안을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큰 돈을 벌게 된 최 씨는 자신이 웨이터로 일하던 룸살롱을 사들이는가 하면 강남지역에 사우나를 운영하고 수도권 신도시의 상가와 아파트 등을 매입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해왔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신기호 기자 skh@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