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합인가, 통합인가.

용인시가 인구 100만 대도시 진입에 따라 공개모집을 통해 처음으로 선발하는 제2부시장(개방형직위)에 옛 야권출신 인사를 낙점한 것으로 확인돼 뒷말이 무성하다.

더욱이 제2부시장의 주요업무가 도시계획상임기획단, 도시균형발전실, 주택국, 안전건설국 소관업무에 관한 사무 등 주로 기술분야와 관련된 것이어서 업무 처리가 원활하겠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무적 업무의 수행에 관한 사무는 11가지 주요업무 중 한 가지에 불과하다.

29일 용인시에 따르면 서류전형과 면접시험을 거쳐 지난 25일 응시번호 ‘104’번을 제2부시장 최종합격자로 발표했다. 제2부시장은 신원조회를 거쳐 다음 달 1일자로 임용할 예정이다.

응시번호 ‘104’번은 수지구 죽전동 새에덴교회 장로인 김재일(64·사진) 씨로 확인됐다. 김 씨는 1953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대광고와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시사저널 워싱턴 특파원, 새정치국민회의 부대변인, 민주당 부대변인, 한국감사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김 씨는 총선에서 두 차례 낙선했다. 제17대 총선에서는 성남시 분당구을 선거구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서 한나라당 임태희 후보에 밀려 여의도 입성이 좌절됐고, 제18대 총선에서도 용인시 기흥 선거구에 통합민주당 후보로 나섰지만 한나라당 박준선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제19대 총선에서도 같은 선거구에 민주통합당 공천 신청을 했지만 현 김민기 국회의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후 김 씨는 2016년 1월 탈당한 뒤 같은 해 4월 실시한 제20대 총선 당시 국민의당 용인정 김종희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당시 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이 해당 지역구에 표창원 후보를 전략공천하자 이에 반발해 국민의당으로 말을 갈아탄 뒤 후보로 나섰다.

이 같은 김 씨의 이력 탓에 제2부시장 낙점을 두고 곱지 않은 시선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정가 한 인사는 "용인지역에서 새에덴교회의 영향력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라며 "자유한국당 소속의 정찬민 시장이 당초 예상과 달리 기술분야 전문가가 아닌 호남과 옛 야권 출신 새에덴교회 장로인 김 씨를 제2부시장으로 낙점한 것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표와 기독교표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또 다른 인사는 "김 씨의 제2부시장 낙점은 정 시장의 최근 행보와 궤를 같이한다"며 "정당을 초월한 통합적 행보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크다"고 반겼다.

용인=우승오 기자 bison88@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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