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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현덕 남양주 부시장
마침내 물맑음수목원이 개원했다. 처음 시작한 지 무려 9년 만이다. 국비와 도비, 그리고 시비 모두 합해 무려 110억 여 원이 들어갔다. 산림청과 도청, 시와 시의회, 관계 기관과 유치원 등 많은 곳에서 2천여 명이 참석해 기쁨을 나눴다. 개원 행사는 매우 성황리에 진행됐고 모두가 진정 축하하는 마음으로 기쁨을 함께 나눴다. 경기도 도유림 안에 들어선 물맑음수목원은 우리 시에서도 오지에 속하는 수동면 지둔리에 자리하고 있다. 예로부터 계곡물이 맑고 풍부해 물골안으로 불리는 곳이다. 수목원 이름 역시 지역 특성을 따서 지었다. 우리 지역에 있는 유일한 공공 수목원이라 더 심혈을 기울였다.

 수목원 개원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지역주민들이 가장 반겼다. 부녀회가 나서 부침개를 지지고 막걸리를 내놓으며 손님들을 대접했다. 오랜 기간 수목원을 조성하느라 쉴 새 없이 드나드는 작업 차량의 소음과 먼지를 묵묵히 참고 견뎌줬다. 개장 전 준비 상황을 점검하러 나갔을 때 도로 확포장으로 몹시 어수선했는데도 어느 누구 하나 낯을 찡그리거나 항의하는 주민들이 없었다. 개원 행사를 하느라 많은 차량이 몰릴 것에 대비해 자기 집 앞마당에 주차해도 좋다는 현수막을 내걸기까지 했다.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10만㎡ 상당 규모의 수목원 제일 큰 자랑거리는 단연 목공체험공간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저렴한 재료비만 내면 목공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과 단체의 재능기부를 통해 누구든지 직접 나무를 베고 깎고 붙여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제작해 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 작가들뿐 아니라 어린 학생들이 직접 만든 작품을 미리 전시했는데, 만든 이의 자부심도 대단했고 작품 또한 수준급이란 생각이 들었다. 목공과 예술을 결합해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작품을 만들어 보는 일은 참으로 값진 체험이 아닐 수 없다. 스마트폰 등 최첨단 디지털 기기에 중독된 사람들에게 목공이라는 아날로그 체험은 삶의 속도와 방향을 다시 한 번 생각케 해 줄 것이다. 여러 어린이집에서 놀러온 아이들이 잣을 까거나 나무 쌓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에 흠뻑 빠져 신나게 놀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았다.

 수목원은 사실상 이제 첫발을 띤 것에 불과하다.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수목원, 사계절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수목원으로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그게 바로 지난 상반기 도 공모를 통해 30억 원을 확보한 ‘수동고을 생생 플랫폼’ 사업이다.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지중(地中) 도서관’을 만들어 누구나 편안하게 슬로 리딩할 수 있게 할 것이다. AR과 VR을 통해 사계절 수목원의 꽃과 나무를 배우고 활용하게 할 것이다. 몽골문화촌과 연결하는 ‘칭기즈칸 로드’라는 임도를 조성해 걷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최적의 코스를 제공할 것이다. 또 다른 공모사업을 통해 확보한 ‘반딧불이 체험관’을 설립해 다양한 종류의 반딧불이를 많은 사람들이 보고 배우고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시비 70여억 원도 추가적으로 투자될 것이다. 인근 펜션, 캠핑, 음식점, 지역특산품 등과 긴밀히 연계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와서 보고 즐기고 먹고 자고 또 지역 특산품을 사갈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할 것이다. 진입 도로와 인근 간선 도로의 확포장도 차질없이 추진해 접근성도 높여 나갈 것이다. 손님들에게 음식을 대접하고 있는 부녀회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강권하는 막걸리를 사양할 수 없어 지역 주민, 관계자들과 몇 잔 마시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앞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또 그 성과가 지역 주민들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하며 헤어졌다. 참으로 기분좋은 하루였다. 깊어가는 가을 오후였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탓인지 은행나무마다 샛노란 이파리가 한꺼번에 쏟아져 내렸다. 탁 트인 앞으로 울긋불긋 예쁘게 물든 서리산과 축령산이 다가와 있었다. 장관이자 절경이었다. 산이 깊고 숲이 울창해서 그런지 공기조차 상쾌했다. 언제까지고 이곳에 앉아 가슴 깊숙이 맑은 공기 마시며 머물고 싶었다. 물맑음수목원. 이름까지 예쁜 이 수목원이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수목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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