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은 20일 최근 은퇴한 프로야구 이승엽(41) 선수를 초청해 ‘소통 아카데미’를 실시했다.

‘소통 아카데미’는 법원 구성원이 시민들과 소통하고 인문학적 소양을 증진시킬 수 있도록 사회 저명 연사를 초청, 특강을 청해 듣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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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12시 수원지법 법관과 직원 및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팬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초청강연회에서 이승엽은 야구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초등학생 때부터 프로와 진학 사이에서 고민했던 고등학교 3학년 시절, 투수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해 타자로 전향한 과정 및 일본 프로야구 진출을 결정하던 순간 등 야구선수로서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에 섰던 경험들을 참석자들에게 허심탄회하게 전달했다.

이승엽은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항상 부모, 아내, 구단과 의견 충돌을 빚었는데 대부분 내가 원하는 대로 했다"며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따랐다가 실패했을 경우 이들을 원망하기 싫었고 후회를 남기기 싫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람들의 큰 관심과 기대로 인한 부담과 그에 따라 겪게 된 슬럼프 당시도 회상했다.

그는 "성적이 잘 나와서 내가 최고라는 안일한 생각이 들 땐 항상 뒤로 넘어지곤 했다"며 "또 한 시즌에 홈런을 30개 정도 쳐도 부진했다는 얘기를 들을 만큼 기대가 컸기 때문에 첫 FA를 앞둔 시즌에는 부담감으로 슬럼프에 빠졌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야구재단을 운영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승엽은 "재능이 있는데 형편이 어려워 야구를 못하는 어린 친구들을 돕고 싶다"며 "마지막 FA 계약 때 받은 계약금 일부와 은퇴경기 때 구단이 준 보너스 등 총 4억으로 야구재단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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