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서구 가좌동에서 매년 열리는 ‘김희정 요가원 바자회’는 이제 인근 주민들에게 익숙한 풍경이다.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좋은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데다 수익금 전액이 이웃돕기에 쓰이는 만큼 꼭 참여해야 하는 정기 행사가 됐다.

김희정(50·여)원장이 요가원 강사 및 회원들과 이 바자회를 열기 시작한 것은 2014년부터다. 김희정 요가원은 부천중동점·주안점·가좌점 등 3곳으로, 이 중 아파트단지에 둘러싸인 가좌점에서 바자회를 진행하게 됐다. 당시 김희정 원장은 회원들과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우연히 한 회원으로부터 인천시사회복지협의회의 ‘행복나눔인천’에 대해 듣게 됐다. 유니세프 등 잘 알려진 곳에 기부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 주변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을 먼저 돌아보는 게 어떠냐는 제안이었다.

곧바로 김희정 원장은 행복나눔인천을 통해 지원을 요청한 사례자들의 사연을 돌아보고, 회원들과 누구를 도우면 좋을지 함께 고민했다. 사연이 정해진 후 모금을 위한 활동으로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바자회를 선택했다. 바자회 수익금은 모두 행복나눔인천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전달된다.

김희정 원장은 "처음에는 회원들도 반신반의하면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는데, 바자회 후 기부 내역 영수증을 첨부하고 누구에게 도움을 줬는지 세세하게 안내하니 점차 참여가 늘었다"며 "지금은 바자회 참여는 물론 기부금을 따로 건네는 회원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행복나눔인천을 통해 나눔을 시작하면서 요가원 구성원들이 느끼는 뿌듯함은 점차 커지고 있다. 얼마 전에는 도움을 줬던 한 미혼모에게서 감사 편지가 전달되면서 뭉클함을 주기도 했다. 이 편지에는 고아원에서 자란 자신의 사연과 함께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었다. 해당 미혼모는 "기부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지금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 있다"며 "내 아이는 이웃을 돕는 사람이 되도록 열심히 키우겠다"고 요가원에 감사를 전했다.

이제 김희정 원장은 조금 더 나눔을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을 회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있다.

김희정 원장은 "내년에는 바자회와 함께 재능기부로 시민들을 대상으로 요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생각 중이다"며 "우리가 전달한 기부금이 제대로 쓰이는지 계산하거나 생색내지 않고 순수하게 더 많은 사람들을 돕는다는 마음가짐으로 나눔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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