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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도 이전에 교사의 마음을 관리할 수 있는 장치가 먼저다

배종수 서울교육대학교 명예교수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7년 12월 22일 금요일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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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종수 서울교육대학교 명예교수
경기교육자치포럼에서 2017년 7월부터 10월까지 경기도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교사 10명 중 8명은 지난 3년 동안 심각한 교권침해 경험이 있으며, 그 중 5명은 현재도 그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구체적인 교권침해 양상은 폭언, 욕설, 수업 방해, 명예훼손이었으며, 교권침해 가해자의 대부분은 학생과 학부모였다. 이런 교육 현실에 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최근 시행하겠다고 하는 새로운 교육제도만을 도입한다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교육 문제라는 것이 병이 들었을 때 약상자에서 약을 꺼내 먹으면 낫는 것처럼 그리 간단한 문제만은 아니다. 교육이란 교실이라는 공간에서 이뤄지는 학생과 교사 간의 상호 인격적인 소통이며, 학생과 교사가 상호 영향을 미치는 정신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교육은 제도나 환경만을 바꾼다고 해서 혁신이 이뤄지기는 어렵다. 진정한 교육 혁신은 교실에서 교사들이 신나게 교육할 수 있는 동기를 유발하며 교사들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교사들은 교육 개혁에 신나게 참여하면서 교육할 준비가 돼 있을까? 이번 경기교육자치포럼 연구 결과를 보면 그리 긍정적인 답변이 나오기가 힘든 것이 우리 교육의 현실이다. 최근 경기교육자치포럼은 설문조사를 통해 교사들에게 ‘교권 침해 예방을 위해서는 정책이나 제도적인 조치가 더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아니면 선생님들 스스로 내면 성찰이나 대인관계 기술 등 인성 관리를 위한 훈련이 더 필요하다고 보시나요?’라는 질문을 했다. 응답 결과 89%가 "정책이나 법·제도적인 조치가 더 중요하다"고 응답했으며, "내면 성찰, 대인관계 기술 향상 등 인성 관리를 위한 훈련이 더 필요하다"라는 응답은 11%였다. 반면 "정책이나 법제도 조치"를 선택한 집단의 75.7%가 교권침해 경험을 했으며 "인성관리를 위한 훈련이 더 필요하다"를 선택한 집단의 65.4%가 교권침해를 경험했다. 인성 관리의 중요성을 느끼는 집단이 정책이나 법·제도적인 조치가 더 중요하다는 집단보다 교권침해 경험이 10%이상 낮게 나타났는데, 이는 통계적으로 표본오차를 벗어난 유의미한 결과다.

 또 스트레스로 인한 교사의 심리적 소진 척도에서도 두 집단 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여줬다. ‘정책이나 법제도 조치’를 선택한 집단은 69.2점, ‘인성관리를 위한 훈련이 더 필요하다’를 선택한 집단은 60.8점으로 9점에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즉, 인성관리의 중요성을 느끼는 집단이 통계적으로 심리적 소진 점수가 낮았는데, 이는 스트레스에 상대적으로 더 잘 대응을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결과를 통해서 교권 침해에 대해서는 법제도적 대응 이전에 ‘교사 스스로 마음관리를 하고, 인성을 가다듬는 그런 훈련이 지속돼야만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럼, 현재 우리 교육 현실에서 교사들의 마음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이번 경기교육자치포럼의 조사 결과를 보면, ‘교권침해를 받은 교사들이 학교로부터 어떤 조치도 받은 적이 없다’는 응답이 94.4%로 나타났다. 이는 평소 교사들의 마음관리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고 유추할 수 있다. 학생인권조례 발효 이후 학생을 동등한 인격체로 인정하고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교사는 매일 20여 명에 달하는 동등한 인격체를 대해야 하는 직업이다. 교사는 당연히 마음관리와 인성 함양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직업이다. 교사들의 마음관리를 통해서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내적 역량을 강화시키는 것은 교사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학생들을 사회적, 감성적, 학문적으로 더욱 번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힘을 키우는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에서 교사가 학생들의 인성을 기르기 위해 교권침해로부터 보호를 받으며, 교사 자신의 마음을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명상센터, 기도실, 심리치료 센터 등)가 반드시 마련돼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교육에 달려 있고, 교육의 핵심에 교사가 서 있다. 교사들을 교권침해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법제도적 장치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교사의 마음을 먼저 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반드시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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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의견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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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천황 2017-12-22 15:14:08    
일고 보니 그렇네요...삼성, 구글 등 유수의 기업들이 사내에 직원 마음을 관리해주는 상담사를 다 채용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12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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