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기선 전 인천시장의 시민장 영결식이 4일 인천시청 앞 미래광장에서 열려 유가족들이 최 전 시장의 영정사진을 들고 식장을 떠나고 있다.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최기선 전 인천시장의 시민장 영결식이 4일 인천시청 앞 미래광장에서 열려 유가족들이 최 전 시장의 영정사진을 들고 식장을 떠나고 있다.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저희들 곁을 영영 떠나셔야 하기에 하늘도 슬피 울어 대지를 적시고, 시민들도 목이 메어 말문이 막힙니다."

4일 이른 새벽부터 추적이던 비가 잦아든 오전 8시 30분께 고(故) 최기선 전 시장의 마지막 가는 길은 영결식장을 울린 추모시의 글귀처럼 엄숙했다. 고인의 영정과 함께 영결식장에 들어온 유족들은 비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영결식이 시작되자, 유족 김 베로니카 여사는 하얀 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훔쳤다. 장남 강수, 차남 강국 씨는 영결식이 진행되는 내내 영정을 품에 안고 고인의 곁을 지켰다.


고인의 가는 길을 함께하기 위해 모인 각계 각층의 추모객 700여 명도 긴 시간 고개 숙여 최 전 시장을 기렸다. 유정복 인천시장과 안상수·송영길 의원 등 전직 시장, 제갈원영 시의회의장 등을 비롯한 공동장의위원장은 유족과 함께 가장 앞쪽에 앉아 고인의 영정을 애통한 듯 바라봤다.

박영복 공동위원장이 인천시장을 세 차례 역임하며 일궜던 고인의 삶의 궤적을 낭독했을 때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고인에게 조사와 영결사를 전한 공동장의위원장들과 추모시를 낭독한 이충하 시인은 목소리에 고인을 기리는 마음을 담았다.

생전 고인의 모습은 그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더 큰 슬픔이 됐다. 정면 스크린에 최 전 시장의 모습이 나오자, 식장 뒷편에 앉아있던 한 노신사는 안경을 벗어두고 눈물을 애써 감췄다. 고인과의 인연으로 영결식장을 찾은 미국 게일사 관계자들 역시 엄숙한 표정으로 최 전 시장의 모습이 담긴 영정사진을 바라봤다.

고인이 시장으로 재임할 당시 보필했던 일부 간부 공무원들은 스크린을 바라보다 슬픔에 고개를 떨구기도 했다. 이들은 이른 아침부터 식장을 찾아 의자에 고인 빗물을 하나하나 닦아내며 고인을 애도했다. 영결식 직전까지 내린 비로 차가워진 날씨에도 장의위원을 비롯한 정치·경제·시민사회계 관계자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마지막 헌화를 하고 돌아서는 한 인사는 영정 속 고인의 모습에서 한참 동안 눈을 떼지 못한 채 자리에 멈췄다. 고인이 장지로 떠나기 전 작별이 아쉽기만 한 듯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유필우 인천사랑운동시민협의회장은 고인이 생전 남긴 말을 전하며 그를 보냈다. 이날 고인을 기억하고자 모인 시민의 마음도 그와 다름없었다.

"만조를 이룬 인천 앞바다처럼 만조의 끝에는 썰물의 시간이 있겠지만, 그렇다고 바다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처럼 영원히 인천을 기억하고 인천에 남고 싶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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