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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구현 인천남부경찰서 경무계장 경감
변화와 개선을 통한 발전에 대해 여러 견해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시작은 공감할 수 있는 목표와 가치를 선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경찰에게 구성원 전체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가치는 과연 무엇일까? 경찰의 입장에서는 인권의식을 바탕으로 경찰 조직을 성장시키는 것이 발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경찰의 활동이 실적과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조직 운영을 해온 결과, 인권의 보호자가 아닌 인권의 침해자라는 구조화된 인식이 전 국민에게 심어져 경찰 활동이 국민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경찰은 인권이 담고 있는 내용의 무게감을 떠나 "왜 사람들이 인권이라는 이슈에 공감하고 관심을 가지게 됐는가?"에 대해 국민의 진정한 속마음과 시대정신을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과거 경찰이 걸어온 자취 속에는 부끄러운 그림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경찰의 잘못을 고칠 수 있는 것은 경찰 자신이고 허물을 자각하고 고쳐 나갈 때 비로소 경찰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인 분석을 통한 합리적인 대안을 찾는 현명한 사람이 될 것인가 아니면 문제 속에 내재된 참된 속성을 파악치 못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해 과거의 답습을 반복함으로써 발전의 기회를 스스로 발로 차버리는 결과를 가져오는 사람이 될 것인가는 지금 경찰이 인권을 바탕으로 얼마나 국민의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21세기를 이끌어 가야할 경찰의 최우선적인 목표는 요란하지 않지만 끊임없이 흐르는 샘물처럼 국민들의 일상을 보호할 수 있는 인권지기가 돼야 하며, 튼튼한 사회안전망을 형성하기 위해서라도 인권은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하는 과제가 아니라 필연적인 숙명과 목적으로 삼아야 하는 시대적 당면 과제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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