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내 여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최후의 수문장 역할, 보안검색요원들이 책임지겠습니다."

16일 오전 11시께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보안검색요원 이민엽(30·조은시스템 소속)씨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당차게 말했다.

그는 최근 마약을 소지하고 출국하려던 한 남성을 붙잡았다. 특수장비 등이 갖춰진 검색대에서 마약류를 적발하는 게 결코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이 요원은 남성의 행동을 의심해 적발했다.

이 요원은 지난달 29일 오후 1시께를 떠올렸다. 항공 티켓 등을 들고 손을 떨고 있는 한 남성이 눈에 들어왔다. 때때로 인천공항 보안검색 과정을 어색해하는 외국 여객들의 이상한 행동은 봐 왔지만 그 남성의 손에 들려진 여권에는 ‘대한민국’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는 본능적으로 그 남성에 대해 정밀검색을 실시해야 한다는 판단이 섰다.

이 요원은 원형검색대를 통과한 남성을 상대로 촉수 검수 및 정밀검색을 벌여 발목에 차고 있던 약통 하나를 발견했다. 그는 "남성에게서 발견한 ‘항생제’라고 쓰인 통 안에 교육 중에 봤던 마약류(대마)가 있었다"며 "당시 남성은 내 손을 뿌리치기도 했지만 지침대로 수사기관 관계자에게 마약류 소지로 인계했다. 혹시 검색 중이던 남성이 폭력 등 위협을 가할 가능성도 엿보여 준비 태세를 갖췄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올해 4년 차로 접어든 이 요원은 대학을 졸업한 뒤 인천공항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대학에서 세무 분야를 전공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인천공항 보안검색 자리에 지원하게 됐다"며 "이제는 1∼2년 차 신입 요원들에게 매뉴얼 숙지, 상시 긴장상태를 유지하는 노하우 등 교육 지도까지 담당하고 있다"고 멋쩍어 했다.

보안검색요원들은 평소 마약류 등에 대한 실전교육을 받고 있다. 특히 폭발물 탐지(ETD) 장비 등 보안검색 장비가 최첨단화돼 여객들의 안전보안이 한층 강화됐다.

이 요원은 "보안검색요원의 업무는 불법 방해행위 등을 방지하고 여객들의 안전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이다"라며 "여객에게는 항상 따뜻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위반 시에 엄중 대처하는 ‘외유내강’의 자세로 임하겠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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