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천시교육감 선거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4명이 도전장을 내 지난 두 번의 교육감 선거와 달리 후보가 다소 줄어들기는 했지만 그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본보는 이들 4명의 인천시교육감 후보자를 대상으로 지상토론을 통해 정책 검증에 나설 계획이다. 각 후보들에게 대입제도는 물론 신도심과 원도심 간 교육 격차 및 학교 설립, 교육예산, 교사 질 향상 및 참교육감 상 등 4가지 주제를 제시했다.

본보는 앞으로 4회에 걸쳐 이들 주제에 대한 후보자들의 소신과 정책 방향을 후보 간 지면토론 형식으로 들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최근 교육부에서 정시비율을 높이는 입시정책을 내놓았다. 교육부가 국가교육회의에 넘긴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이 6~7월 두 달 동안 공론화 과정을 거쳐 8월 초 권고안이 마련될 예정이다. 문제는 인천이다. 인천은 수시가 강한 편이다. 이 정책이 통과하면 인천은 불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에 대한 후보자의 대안은.

 ▶게재는 가나다 순으로, 차순위자가 다음에 선순위로 순환하는 방식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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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승의 예비후보

 교육부가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 모형은 크게 선발 시기와 수능 평가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선발 시기는 수시와 정시모집 시기를 통합 또는 분리하느냐 두 가지이며, 수능 평가 방법은 ‘수시·정시 통합+수능 절대평가’, ‘수시·정시 통합+수능 상대평가’, ‘수시·정시 통합+수능 원점수’, ‘수시·정시 분리+수능 절대평가’, ‘수시·정시 분리+수능 상대평가’ 등 5가지로 나누는 것이다.

 5가지 안 가운데 단순성과 공정성이라는 교육 개혁 기조를 고려한다면 다섯 번째 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가장 낮고, 수능 원점수를 활용한 세 번째 안이 대학 자율성과 고교교육 정상화 등과는 거리가 있지만, 가장 단순하면서 공정한 편으로 채택이 유력할 것으로 판단된다. 세 번째 안은 과거 학력고사와 비슷하고 상위권 대학의 합격 여부가 수능 원점수에서 갈릴 것으로 보여 수능의 중요성이 강조되기에 입시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인천은 연차적으로 수시입학률이 증가해 2018학년도에는 수시모집 73.7%, 정시모집 26.3%로 각각 대학에 입학했다. 이러한 결과를 분석해 보면 인천의 대학입시정책은 학력으로 선발하는 정시보다는 이력 관리와 스펙을 중시하는 수시로 집중됐다.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만일 ‘수시 축소, 정시 확대’ 기조의 교육부 대입제도 개편안이 통과된다면 인천교육청의 입시정책도 정시 위주의 정책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교육감이 되면 정부의 ‘정시모집 확대’ 기조에 맞춰 ▶교육감 직속 가칭 ‘대입학력관리위원회’를 신설해 정시 대비 강화 ▶효과적인 대입 지원을 위한 교육지원청별 ‘맞춤형진학정보센터’ 신설 및 인천 출신 우수 진로진학상담 강사 채용 ▶진학 지도 우수 교사 발굴·활용과 인센티브제도 마련·시행 ▶학교·교과·수준·학급별로 이동식 학력우수교실 운영 ▶학부모 의견 수렴을 통한 고교 야간자율학습 강화 ▶4차 산업혁명 사회를 선도할 미래형 선도학교제도 운영 등을 추진하겠다.

 # 도성훈 예비후보

 인천은 최근 4년간 대학 진학에서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학생의 특성에 따라 수시에서 교과전형, 논술전형, 적성전형 등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도 있고, 정시에서 수능을 통해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도 있다. 그런데 최근 정시 비율 증가 여부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종합부전형이 고소득층에게 유리하다는 주장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뒤집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즉, 경제소득이 낮은 지역의 학생들이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진학하는 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최근 지속적인 수시 확대로 2019학년도 정시 선발 비율이 23.8%까지 축소됐다. 이로 인해 정시를 중심으로 대입을 준비하던 지역에서도 수시로 진학 지도의 중심을 이동하고 있고, 전체적으로 공교육 정상화에도 기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학생부종합전형 중심, 수시 중심의 진학 지도 등이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지금 수준의 정시가 유지된다면 각 지역은 특성에 맞는 대입 지도를 할 수 있고, 인천도 우리의 강점인 수시 중심의 대입 지도를 지속할 수 있다.

 하지만 대입 정시가 크게 확대될 경우 정시 수능에도 적극 지원할 것이다. 학생·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해 학생 수준에 맞는 교과별 자기주도적 학습 동아리와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지원하겠다. 또 수능 성적에 따른 진학 상담이 정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상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활용하기 위한 체계적인 연수를 실시하는 등 정시 지원체제를 강화하겠다.

 안타깝게도 지금 벌어지는 논란은 현행 입시 문제의 근본적인 대안이라 할 수 없다. 다행히 최근 입시경쟁을 해소하고,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진학을 하기 위해서 선진교육국처럼 대학서열체제를 완화하고, 수능을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자격고사화로 전환하는 등의 개선 방안이 제시·논의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학생·학부모의 부담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박융수 예비후보

일단 교육부에서 내놓은 정책은 아직 없다고 정리하는 게 맞다. 교육부는 정시 비율을 확대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입시는 정확한 정보에 따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박융수는 교육부에서 사무관, 과장으로서 대학입시를 담당했고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표준점수를 도입한 장본인이다. 인천에서의 수능시험 관리에서도 지난 3년간 한 건의 문제도 없이 잘 관리한 것도 저의 입시전문가로서의 역량이 한몫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박융수가 인천교육청에 와서 인천의 하위권 입시실적을 최상위권으로 올려놓았다.

 인천은 과거 진학 실적이 부진해서 학생 유출 등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이었으나 최근 3년간 크게 발전해 전국 상위권 수준의 진학 실적을 달성한 것이다.

 2015년 대비 2018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과기대, 의·치·한의대 등 최상위권 대학 합격자는 129명(22.2%) 증가하고, 서울 10개 대학 합격자는 368명(27.3%) 늘었다.

 이러한 괄목할 만한 인천교육의 성과는 인천의 진로진학정책을 역량 평가 중심의 대입 트렌드 변화에 부응한 진학 지원과 자율성·협업을 통한 역량 강화 중심의 창의공감 미래형 학력 신장에 역점을 뒀기 때문이다.

 정시 비율이 높아지면 그에 대응해 수능 대비를 전략적으로 잘 준비시키면 된다. 교사들과 아이들이 이미 수시모집에서 전국 최고 수준의 성과를 냈다. 정시와 수능이 강화된다면 그에 발 빠르게 대처하면 된다. 박융수는 입시 노하우가 있는 사람이다. 공무원일 때 저는 대한민국 최고의 입시전문가였다. 이미 과거 3년의 검증된 실적과 교육부에서의 노하우로 정시에서도 대박이 가능한 유일한 후보다.

# 최순자 예비후보

인천 학생의 상대적 학력 저하는 인천교육이 안고 있는 두 가지 큰 문제(학력 저하와 원·신도심 간 교육환경 격차) 중 하나로 이해하고 있다.

 즉, 인천 학생의 학력이 낮으므로 정부 시책에 따른 유불리를 따지기보다는 인천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무엇이 해결돼야 하는지, 그 근원적 문제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앞으로 학생 수가 30% 줄어 대학 입학 정원이 고교졸업생보다 훨씬 많아지므로 지금의 학력 수준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전체적으로 학력이 20~30% 더 떨어지게 된다.

 결국 대학입시는 과거처럼 치열한 경쟁이 아닐 것이므로 누구든지 원하는 사람은 모두 대학 진학이 가능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 문제는 대학 진학에 대한 유불리를 따지는 측면이 아니라 인천 학생의 학력 향상 방법에 초점을 둬야 한다.

 이를 위해 첫째, 유독 인천 학생의 학력이 타 지역 학생보다 떨어지는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타 지역의 교육환경, 교육 방법, 교사 경쟁력 등의 차이가 무엇인지 그 원인 분석이 필요하다. 둘째, 그 원인 중 변화 가능한 방법의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실행해야 한다. 셋째, 교사 연수, 교과연구회, 연구선도학생 육성 등을 통해 고등학교의 학습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무엇보다 앞의 방법보다 필요한 것은 학생들이 스스로 왜 공부해야 하는지를 느끼고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변화를 위해 저학년에서는 다양한 평준화 교육이,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수월성 교육의 당위성을 이해하게 만들어야 한다. 인천의 경우 일반계고 81곳, 특성화고 34곳 및 특수목적고 14곳, 자율고 14곳 등 모두 143개의 고등학교가 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과 사회에 진출하는 학생으로 구분된다.

 그러므로 대학 진학생의 수월성 교육을 위한 다양한 진로 지도, 학력 향상에 대한 전략 등이 필요하다. 이 문제는 교육감으로 피선된 후 교육 현장 관계자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바로 시행에 들어갈 것이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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