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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하공전 전경. /사진 = 인하공전 제공
총수 일가의 갑질과 탈세 의혹 등으로 전방위 수사 대상이 된 대한항공이 같은 한진그룹 계열의 인하공업전문대학에 오래전부터 낙하산 인사를 파견해 또 다른 파문이 예상되고 있다.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의 인하공전은 모기업인 대한항공의 낙하산 파견으로 각종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을’ 입장이라 대응도 못하고 있다.

22일 인하공전 및 대학구성원에 따르면 2004년께부터 올해까지 대한항공 부장 등 간부 5명이 순차적으로 인하공전 대학본부 사무처장 등 간부 직원으로 부임했다. 이들 중 3명은 대한항공 계열의 다른 교육기관으로 전보 또는 정년 및 명예퇴직 등으로 학교를 떠났고, 현재 2명이 간부로 재직 중이다.

문제는 대부분 대한항공에서 부장·팀장으로 근무했던 간부들이 남은 정년을 보장받기 위한 탈출구로써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것이다.

직무 능력도 의문이다. 한 간부는 학교시설 교체 등을 이유로 대한항공에서 인하공전 내 한 부서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자리만 보전하다 정년퇴임해 대학구성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대한항공의 인하공전 낙하산 인사는 사무처장뿐만이 아니다. 학위도 없는 대한항공 직원이 대학에서 전공 외 과목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등 교수 자리까지 꿰찬 것으로 전해져 교수사회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인하공전 구성원들은 이들 낙하산 인사로 인해 인사 적체와 승진 정체, 급여 과다 지급 등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지만 2년제라는 전문대 특성상 어디에도 항변하지 못하고 있다.

인하공전 관계자는 "모기업의 간부가 사무처장으로 내려오는 것은 타 대학에도 있기에 나름 이해를 하고 있다"면서도 "이들이 근무하면서 대학보다 모기업의 눈치만 살피는 것을 보면 정말 화가 치밀 때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이들로 인해 대학 구조가 비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고, 또 인사나 예산 부분에서 피해가 발생할 때는 누구를 탓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학 내부 직원 누구도 나서서 잘못을 지적하지 못하는 것이 지금 인하공전의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 관계자는 "총장의 요청으로 대부분의 사무처장 인사가 이뤄진다"며 "낙하산 인사가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보는 시각에 따라 그들도 능력이 있는 분들이라 충분히 제 몫을 다하고 있고, 과다 급여도 받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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