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친문’으로 지칭되는 문재인 대통령과 고(故) 노무현 대통령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한 경기지사 후보군들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물론 자유한국당 소속인 남경필 후보 역시 블루오션 격인 친문그룹을 잇따라 자극하면서 문 대통령 지지층 흡수를 위한 양 후보의 신경전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9주기인 23일 자신의 SNS에 ‘노무현은 이재명의 나침반입니다’ 제하의 글을 통해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를 지향하려 노력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해 "판·검사와 변호사의 갈림길에서 망설이던 사법연수원생 이재명을 인권변호사와 시민운동가의 길로 안내했다"며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의 꿈은 저희가 이어가겠다"고 다짐의 글을 남겼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수원 연화장에서 진행된 ‘노 대통령 서거 9주기 수원시민추모제’에 참석해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마음을 나눴다.

이 후보의 경우 당내에서 그동안 ‘비문’ 계열로 분류돼 있던 인물이다.

문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전해철(안산 상록갑)의원과의 경기지사 경선 경쟁 이후 현재까지도 여전히 문 대통령 지지층들과 트위터 ‘혜경궁김씨’ 계정 논란 등을 둘러싸고 갈등이 유효한 상태여서 선거를 앞두고 보다 더 적극적인 자세로 친문그룹과 연대하고자 하는 모습을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 입장에서는 당내 친문 인사들이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음에도 일부 인터넷 게시판에서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남경필 후보를 당선시켜야 한다는 문 대통령 지지자들의 발언까지 나오고 있어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당 남경필 후보도 최근 출마선언에서 문 대통령과 ‘일자리연정’을 하겠다고 밝히는 등 정책적 흐름을 맞추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친문그룹 흡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남 후보는 이 후보가 경기도 연정에 대해 비판하자 반격하는 내용의 논평을 내면서 말미에 "진보의 가치인 연정을 끊임없이 폄하하는 이 전 시장이 스스로 진보라고 말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우리 정치에 ‘연정’이란 상생의 가치를 개척한 노 전 대통령의 혜안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는 "보수에 뿌리를 둔 제가 연정과 협치를 흔들림 없이 실천해 간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상생과 통합’이 아닐까"라며 친노·친문그룹을 향한 메시지 전달을 이어 나갔다.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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