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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사 풍파 가르고 ‘ICT+문화관광’ 친수항구 도시 뱃고동

인천 내항의 미래 ‘청사진’

김덕현 기자 kdh@kihoilbo.co.kr 2018년 05월 31일 목요일 제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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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항 내항 일대 전경
‘해양도시 인천’을 말하려면 인천항 내항을 빼놓을 수 없다. 인천내항은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와 같이 했다. 개항 직후인 1884년 9월 상공회의소의 모태가 되는 인천 상인단체 ‘객주회’가 개발을 주도했다. 1895년 청일전쟁 이후 내항은 미곡 반출 창구로 투자가 집중되면서 급속한 발전을 이뤘다. 수도의 관문이라는 지리적 조건과 1900년 경인철도 개통으로 무역액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1905년 경부선 철도까지 개통되면서 물동량과 항만시설에서 부산항에 추월당하자 조수간만의 차에 영향을 받지 않는 ‘도크(船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인천항 축조 계획은 이렇게 시작돼 1918년 10월 27일 제1도크가 준공됐다.

 내항은 일제강점기 물자 수탈의 아픔을 겪다가 광복으로 원래 기능을 회복하는가 싶었다. 하지만 한국전쟁이 발발하며 내항은 항만시설이 거의 파괴돼 하역 능력을 상실했다. 1960년대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시작되며 내항은 다시 살아난다. 1974년 제2도크를 준공하면서 우리나라 수출의 주요 거점 항만으로 성장했다.

 2000년대 이후 내항은 남항과 북항, 인천신항이 생기며 설 자리를 차츰 잃어가고 있다. 내항 주변 주민과 상인들은 20여 년간 고철부두인 8부두에서 날리는 먼지와 소음에 시달렸다며 내항 1·8부두를 친수공간으로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그 사이 내항의 물동량은 점점 쪼그라들었다. 내항에 있던 부두운영사 10곳 중 1곳은 내항을 떠났고, 남은 9곳이 하나로 통합됐다. 현재 내항의 컨테이너 화물은 인천신항에 넘겨주고 벌크는 북항에 내주고 있다. 내항 1·8부두뿐만 아니라 내항 1∼8부두 전체에 대한 재개발 계획을 다시 짜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여기에 4·27 남북 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으로 남북 경제협력 재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2005∼2010년 남북 교류의 중심항이었던 인천내항에서 남북 바닷길이 다시 열리기를 고대하고 있다. ‘인천항 갑문 축조 100주년’을 맞아 인천내항을 어떻게 새롭게 꾸밀 것인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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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항 8부두 내 곡물창고 부지에 조성하는 상상플랫폼 조감도.
# 상상플랫폼과 개항창조도시

인천시는 개항창조도시 앵커 사업으로 내항 8부두 내 곡물창고 부지 2만3천903㎡를 상상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8부두 곡물창고는 기둥과 벽이 없는 단일 공간으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공간이다. 시는 내년까지 총 396억 원을 들여 청년창업과 지원 기능, 정보통신기술(ICT)과 문화관광시설 등이 모인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3D 홀로그램 ▶가상현실(VR) ▶영상스튜디오 ▶게임 등 미래성장산업 ▶드라마 ▶영상 ▶음악 등 지역 문화공연 ▶생산·판매와 전시 기능이 함께 어우러진 융·복합 공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시는 지난해 7월 도시재생활성화계획 수립 절차를 마치고 올 2월 해양수산부로부터 항만 재개발 사업시행자로 지정받아 지난달 현장설명회까지 가졌다. 시는 상상플랫폼을 시발점으로 월미도 관광특구와 인천역, 차이나타운, 개항장, 자유공원, 동인천 배다리까지 이어지는 근대 역사문화를 벨트로 묶어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시 관계자는 "버려진 창고를 문화관광 체험시설로 재창조해 국내외 관광객을 흡수하는 핵심 거점으로 삼겠다"며 "내항 1·8부두와 인천역 개발 등 인근의 민간 투자사업을 촉진시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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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18년 완공된 인천항.
# 내항 1·8부두 항만 재개발 사업과 내항 통합 마스터플랜

내항 1·8부두 항만 재개발은 해수부에서 2015년과 2016년 민간사업자를 공모해 추진하려 했지만 사업성이 부족해 무산됐다. 이에 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인천항만공사(IPA)와 함께 2016년 말 협약을 체결하고 지난해 6월부터 ‘내항 1·8부두 항만 재개발 사업화 방안 수립 및 제안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용역 범위는 기존 항만 재개발 구역 28만6천㎡에서 주변 국제여객터미널 부지, 조차장 부지 등 16만7천㎡를 포함한 총 45만3천㎡이다.

 시는 협약을 맺는 기관과 함께 기본구상 및 개발계획, 사업타당성 조사, 사업화 방안을 세우고 있다. 또 신포역·인천역 등 역세권과 인천여상 일원의 도시환경정비사업과 연계하는 원도심 발전 방향을 제시할 방침이다.

 내항 전체 개발 방향을 정립하는 ‘인천내항 일원 통합 마스터플랜’은 지난 2월부터 인천시와 해수부, LH, 인천항만공사가 함께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인천내항과 주변 배후부지 4.64㎢에 대해 국제 공모를 거쳐 콘셉트를 정할 계획이다. 이후 부두별로 기능을 분류해 항만 재배치 구상에 따라 진행한다. 일본 도쿄의 미나토미라이항과 독일 함부르크의 항구도시 하펜시티의 사례처럼 친수형 항구도시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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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항 1·8부두 항만 재개발 사업 모델 구상안.
시 관계자는 "내항 전체 재개발을 논의하며 1·8부두를 같이 얘기하는 게 당연한 만큼, 두 용역의 속도를 함께 맞추고 있다"고 했다.

 내항 전체 재개발의 밑그림은 범시민 거버넌스인 ‘인천내항 통합개발 추진협의회’를 중심으로 이끌어 가기로 했다. 협의회는 계획 수립 전 과정에서 지역주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역사와 인문 자산, 사회·경제·산업구조 등 장소 자산을 활용해 미래 청사진을 계획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항만의 특수성을 살려 수변 산책로 등 친수공간과 청년창업 일자리 확보를 수용하는 창작공간,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이 되는 스마트 혁신공간 등 기본 방향을 중심으로 추진한다.

# 남북 경협 재개 역할 맡을 지역 항만 숙제로 남아

인천지역 남북 간 해상 운송은 인천에선 인천항 3부두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2005년 8월 ‘남북해운합의서’와 ‘부속합의서’가 체결된 이후 인천을 통한 북한 전체 물동량은 2005∼2010년 4억4천34만t의 실적을 올렸다. 인천∼남포 항로는 지금은 사라진 국양해운㈜ 소속 2천800t급 화물선인 트레이드포춘호가 적십자 지원 물자와 공산품 등을 싣고 남북을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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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항창조도시 앵커 사업 일환 내항 주변 지역 연계 동선.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한반도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인천∼남포 항로가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 또 인천∼해주 항로 신설과 인천∼개성∼해주를 연결하는 삼각 경제벨트 실현도 가능해진다. 특히 개성공단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받아 중국 등 해외로 수출할 환적항 역할을 할 항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로선 그 역할을 예전처럼 인천항이 맡을지, 인천신항이 담당해야 하는지 정해지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아직 남북 경협 재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일단 지켜보는 단계"라며 "추후 상황을 보며 내항 재개발 용역 때 남북 교류 재개 문제를 함께 검토하겠다"고 했다.

 김덕현 기자 kd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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