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시루’가 따로 없다. 출퇴근시간 인천국제공항이나 공항물류단지를 오가는 대중교통의 모습이다. 공항 상주직원과 근로자는 6만 명이 넘는다. 인천 시내버스의 교통분담률(18.9%)을 볼 때 하루 1만여 명이 버스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제2여객터미널이 개장하고 물류단지 입주기업이 계속 늘면서 근로자들의 대중교통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 하지만 노선버스와 순환버스의 증·배차는 하세월이다.
본보는 ‘지옥 버스’와의 전쟁이 일상이 된 인천공항 대중교통 상황을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그는 "공항물류단지 종사자 대부분이 시내버스와 공항순환버스, 공항철도 등으로 출퇴근하고 있다"며 "시내버스 타기가 무서울 정도"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 제2여객터미널(T2)에서 일하는 B(35)씨는 영종신도시에서 출퇴근한다. 그는 승용차로 10분 거리인 T2로 출근하기 위해 새벽 4시 30분께 일어난다. 교대시간이 오전 6시지만 공항순환버스 등을 이용하면 최소 40분이 더 걸리기 때문이다. B씨는 "탈 자리가 없는 만원 순환버스 2대를 그냥 보냈다가 지각하는 경우도 자주 생긴다"고 했다.
버스 등 대중교통 부족으로 고통받는 인천공항 종사자와 근로자들의 하소연이다. 이곳에는 항공사와 조업사, 상업시설 운영업체, 물류업체 등 900여 개 업체에 6만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올해 1월 인천국제공항 T2 개장으로 2천여 명이 추가로 늘었다. 물류단지 입주기업도 계속 늘어 근로자 증가세는 꾸준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중교통은 이미 포화상태로 늘 콩나물시루를 연상케 한다.
공항을 오가는 인천 노선버스는 총 15개 노선에 145대다. 인천공항공사도 6개 노선에 55대의 순환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배차 간격은 인천 시내버스가 최소 10분에서 최대 1시간이며, 공항순환버스는 5∼8분이다. 이 정도로는 출퇴근시간대 이용객 소화는 버겁다. 민원 또한 당연한 구조다. 시에 접수돼 답변한 교통민원은 2월 68건, 3월 43건, 4월 38건, 5월 23건 등이다.
시 관계자는 "공항으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을 위해 지속적인 노선 변경과 연장,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준공영제 등 지원예산이 부족해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항공사 측도 "이미 공항 및 물류단지 등에 순환버스 배차시간 단축 운행을 연장하고 있다"며 "향후 순환버스 증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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