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간 계획에 그치다 겨우 첫발을 뗀 인천시 중구 만석우회고가 정비사업이 거북이걸음이다.

16일 인천시에 따르면 중구 북성동에서 만석동을 잇는 주변 우회고가 정비사업 일정이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 이 사업은 2021년까지 286억 원(국비 50억 원·시비 236억 원)을 들여 지역을 단절하고 있는 고가도로를 철거하고 일부에 공중정원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시는 지난해 8월 설계용역을 시작했지만 예상기간인 6개월을 훌쩍 넘어 1년 가까이 기본설계 단계에 머문 상태다. 설계 전 개항창조도시 활성화 계획에서 그린 그림이 용역 과정에서 뒤집혔기 때문이다.

당초 우회고가 180m만 남겨 공중정원으로 조성하고 지하차도를 개설하려 했지만, 막상 검토에 들어가니 철도선로 이설 문제로 상부도로를 전면 폐쇄해야 하는 문제가 생겼다. 용역을 통해 고가도로 970m를 남기고 지상부 도로(4차로)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계획을 선회했다.

하지만 최초 계획 수립 당시 충분한 검토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따른다. 초반부 일정이 늦어진 데다 아직 관계 기관과의 협의와 주민 의견 수렴 과정도 남았다. 연말로 예정된 실시설계 일정 역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렇다 보니 전임 시정부부터 거론됐던 우회고가 정비가 다시 하세월이 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2006년 안상수 시장 재임 당시 시는 중구 일대의 월미관광특구 개발을 위해 만석고가교를 철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1993년 준공된 우회고가로 인한 도심 분진과 소음공해가 주민 피해와 관광 활성화의 걸림돌로 꼽혀 왔다. 이후 제2외곽고속순환도로와 배다리관통도로가 수송로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철거계획이 다시 거론됐다.

시는 서둘러 계획을 확정하고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당초 교통 분산 역할을 할 배다리 송현터널이 주민 반대에 부딪치면서 교통량 분산책이 다시 요구된다. 관계 기관과 협의 과정에서는 사업예정지 내 한국철도공사·철도시설공단 부지(약 7천㎡)의 매입 협상이 필요하다. 시의회에서는 내항 재개발 로드맵에 따라 주민 의견 수렴 과정을 충분히 거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기본설계에서 검토해 나온 사업안을 놓고 관계 기관과 협의 과정에 있다"며 "주민들이 원하는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실시설계에 들어가기 전까지 공청회 등 의견 수렴에 집중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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