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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30]진화하는 지역별 콘텐츠… 문화적 특색 살려 세계로 通하다

경기 문화 변천사

박노훈 기자 nhp@kihoilbo.co.kr 2018년 07월 20일 금요일 제36면

30년 전 경기도는 사실상 문화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비단 경기도뿐 아니라 대한민국 자체가 그러했다. 근대화를 거치며 경제적 자립을 맨 앞에 세워뒀던 탓에 ‘문화’는 그저 ‘있는 자들의 호사’로 치부됐다.

일부 학자들은 우리나라 문화 발전이 1988년 이후 본격적으로 돛을 올렸다고 본다. 경기도 또한 그 범주 안에서 벗어날 수 없다.

경기도에서 문화로 대변되는 상징성을 지닌 최초의 사건(?)은 무엇일까. 자연스레 경기도의 이름이 붙은 공연장으로 시선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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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문화의전당 전경.
# 전문 공연장 하나둘 들어서며 기지개

 경기도청 소재지인 수원에 번듯한 공연장이 하나 들어선다. 1991년 6월 문을 연 ‘경기도문화예술회관’이다. 당시 일부 지역에서 ‘시(군)민회관’이란 이름으로 운영됐던 공간과 달리 전문 공연장의 면모를 갖췄다. 1천800여 석의 대공연장, 500여 석의 소공연장을 비롯해 야외공연장과 국제회의장, 대전시장, 소전시장 등이 들어서 수많은 공연과 전시, 컨벤션 등을 소화했다. 2004년 6월 재단법인 ‘경기도문화의전당’으로 독립하며 도내 공연장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도문화의전당은 하드웨어로서 뿐 아니라 극단과 무용단, 국악단, 오케스트라 등 4개의 예술단체를 품으며 다양한 콘텐츠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 경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경기도박물관 야외공연장에 모인 시민들이 공연행사에 앞서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박수를 치며 즐거워하고 있다.
 경기남부에 도문화의전당이 있다면 북부에는 ‘의정부예술의전당’이 있다. 대·소공연장과 전시장 등을 갖췄고, 출발 시점(2001년)은 도문화의전당보다 한창 늦었지만 한 박자 빠른 콘텐츠를 개발해 지역민과 소통하고 있다. 개관 이듬해인 2002년부터 ‘의정부음악극축제’를 탄생시켰고, 올해 17회를 맞았다. ‘음악+극’이라는 조합으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수많은 국내외 공연들을 선보이며 지역문화 콘텐츠 개발의 모범 사례로도 꼽힌다.

 경기남부와 북부를 대표하는 두 공연장의 왕성한 활동량은 다른 도내 기초자치단체 공연장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현재는 문예회관연합회 등을 통해 일방이 아닌 서로가 ‘윈-윈’하는 교류를 지속하고 있다.

# 재단, 플랫폼 바탕 다양성 확보 주력

 도 문화의 시발이 공연장이었다면 여기에 기름을 붓고 불을 붙인 것은 문화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설립된 재단이다. 1997년 국내 최초로 설립된 경기문화재단은 공연과 전시로 나뉘어졌던 도 문화의 단순한 카테고리를 좀 더 세분화시키고 전문화시키는 데 기여해 왔다. 공모를 통해 단체는 물론 개인의 역량을 지원하기도 하고, 연구개발을 통해 경기도 문화의 정체성을 찾는 것부터 나아갈 지향점까지 제시하고 있다.

▲ 경기상상캠퍼스에 자리한 ‘청년1981’ 건물(왼쪽) 앞 풀밭에서 청년들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언뜻 소프트웨어에 치우친 듯 보이는 경기문화재단은 우여곡절 끝에 현재 경기도를 대표하는 굵직굵직한 산하기관도 운영하며 도민들의 문화 향유에 힘쓰고 있다. 재단 본연의 임무에도 가까운 경기문화재연구원부터 경기도박물관, 경기도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 실학박물관, 전곡선사박물관, 경기도어린이박물관 등을 이끌며 질 높은 문화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 경기도립무용단의 작품 ‘달하’의 달무리 장면.
경기문화재단의 발자취는 도내 기초자치단체 재단의 설립과 운영에도 도화선이 됐다. 2001년 10월 부천문화재단을 비롯해 ▶고양문화재단(2003년) ▶성남문화재단(2004년 12월 1일) ▶하남문화재단(2006년 6월 14일) ▶화성시문화재단(2008년 8월 28일) ▶안양문화예술재단(2009년 2월 26일) ▶용인문화재단(2011년 7월 20일) ▶수원문화재단(2012년 2월 20일) ▶오산문화재단(2012년 7월 13일) ▶군포문화재단(2013년 2월 28일) ▶안산문화재단(2013년 10월 2일) ▶김포문화재단(2015년 9월 3일) ▶광명문화재단(2017년 3월 24일) ▶여주세종문화재단(2017년 11월 15일) 등이 각 지역 특색에 따른 문화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 재단의 역량이 지역 문화에 던지는 파급은 클 수밖에 없다. 지역문화의 기본 틀을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능동형 참여형으로 발전…자립 기틀

 경기도에는 31개 시·군이 자리한 만큼 문화적 다양성이 강하다. 저마다의 특색에 따른 형태를 갖췄지만 오늘날 조금씩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를 향해 뻗어가는 공통분모를 지닌다.

▲ 의정부 예술의전당.
언급한 의정부음악극축제는 물론 안산거리극축제, 수원연극제 등은 이제 역사를 논할 정도의 정통성을 지니면서도 해를 거듭할수록 프로그램은 해외 작품을 받아들이는가 하면, 국내 작품을 수출할 정도로 성장해 왔다. 수원화성이나 남한산성, 조선왕릉 등 이미 검증을 마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도 경기도 문화의 한 축으로 우뚝 섰다. 여기에 4개 단체의 도립예술단은 이미 십수 년 전부터 유럽은 물론 미주, 아시아 등에서 러브콜을 받아 경기도, 나아가 대한민국 순수예술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도 문화가 최근 30년 질풍노도의 시간 동안 방향성을 잡고 지향점을 찾아왔다면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융·복합 생산적인 문화를 지향하고 있다. 서울 농생대(수원시 서둔동) 부지가 ‘경기상상캠퍼스’라는 이름으로 개명돼 365일 지역주민과 소통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도심 속 숲’이라는 배경으로 작가 및 단체들이 상주하며 수시로 협업 프로그램을 선보이는가 하면, 매월 말 주말에는 숲 속 장터(포레포레)를 통해 이색적인 플리마켓도 운영한다.

▲ 백남준아트센터가 지난 5월 어린이날 진행한 테이프드로잉 행사. 건물 벽면에 테이프를 활용한 예술기법을 한 방문객이 관람하고 있다.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도시재생 프로젝트나 흩어져 활동하던 조그마한 동호인들에게 구심점 역할을 지원하는 생활문화 프로젝트, 시니어 및 장애인들과 함께 기존 공간에 상상력을 불어넣는 창생공간 프로젝트 등은 모두 과거 관조적 문화에서 능동형 문화로 변화하고 있는 현재를 대변해 준다.

 박노훈 기자 nhp@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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