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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플래쉬 - 예술의 딜레마

김진형 동국대 강사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8년 07월 27일 금요일 제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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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재능을 얻었다는 루머에 시달린 음악가가 있다. 바이올린으로 19세기를 사로잡은 니콜로 파가니니에 대한 소문이다. 10대의 어린 나이에 연주회를 열어 청중들을 매료시킨 그는 초절정의 테크닉으로 고난도의 연주실력을 뽐내는가 하면 현 한두 개만으로도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었으며, 바이올린 한 대로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모방하는 등 다양한 기예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하지만 파가니니는 단순히 테크닉만 훌륭한 음악가는 아니었다. 연주를 단 한 번만 들어도 열성적인 팬이 될 만큼 그의 음악은 깊은 감동을 줬다. 이처럼 천재적인 재능에 대해 당대 사람들은 놀라움과 두려움을 담아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는 주장을 펼치게 된다. 이는 훌륭하다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세기의 음악가라는 찬사일 것이다. 일어날 수도 없는 일이지만 때로 예술가들은 고민하기도 한다. ‘영원히 기억될 명작을 만들 수만 있다면 악마에게 영혼을 팔 수도 있지 않을까’하고 말이다. 오늘 소개하는 영화 ‘위플래쉬’는 예술적 성취와 광기에 대해 무섭게 돌진하는 작품이다.

 최고의 재즈 드러머가 되고 싶은 신입생 앤드류는 혹독하기로 유명한 플렛처의 수업에 운 좋게 발탁된다. 최연소라는 자부심과 최고의 클래스에서 메인 드러머로 빠르게 승격됐다는 기쁨을 누릴 시간도 없이 선생은 폭언과 폭력으로 앤드류를 몰아붙인다. 플렛처 교수는 극한으로 내몰릴 때 자신의 한계를 넘어 역사에 기록될 연주자가 될 거라는 교육철학으로 학생들을 담금질한다.

 완벽주의자이자 무자비한 교육방식으로 중무장한 플렛처를 만난 앤드류는 음악적 실력과 함께 성격도 변해 간다. 위대해지고 싶다는 그의 열망은 수줍고 배려심이 깊었던 성격에서 포악하고 거침없으며 자신의 음악말고는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외골수로 만들어 버린다. 악마와도 같은 폭군 선생의 교육법으로 지독하게 달궈진 앤드류의 광기는 마침내 연주회에서 폭발한다.

 대문호 톨스토이는 그의 저서 「예술이란 무엇인가」에서 다양한 직군의 예술가들은 일평생 발이나 손 등에 하나의 기술을 익히는 데 평생을 바친다고 술회하며, 이들은 대게 그 바탕이 선량하고 영리해 어떤 일도 능히 할 수 있는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일상에는 둔감해지고 일면적인 성향의 전문가로 만족한다고 기술하며 안타까워한다. 이는 10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한 상황이다. 영화 ‘위플래쉬’에서 앤드류는 인간적인 모멸 속에도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역사에 남을 명연주자가 되기 위해 일상의 모든 감각은 버리고 오직 드럼을 익히는 단 한 가지에 매진한다.

 예술사에서 어느 정도 잘하는 것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최정상을 찍는 단 한 사람만이 기억되고 살아남는 곳이 예술가가 살아가는 사회다. 채찍질을 뜻하는 영화 제목 ‘위플래쉬’는 예술적 성취에 대한 딜레마 혹은 양가감정을 다룬 작품이다. 적당히 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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