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가 세종대왕 즉위 600돌을 기념해 추진 중인 ‘2018 세종대왕문화제’ 사업(국비 3억 원, 도비 2억 원, 시비 5억 원 등 총 10억 원)과 관련, 실행 기관인 여주세종문화재단이 지난 24일 돌연 사업을 반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재단은 시가 차별화된 지역 문화정책 실현과 시민의 문화 향유 기반 확대를 위해 지난해 11월 출범시켰다.

재단은 인력 부족으로 사업을 반납한다고 했지만, 51억여 원에 달하는 사업예산과 18명의 전문인력을 갖췄는데도 돌연 사업을 반납하는 것은 조직력·소통·리더십의 부재라는 지적이다.

재단은 24일 ‘지난 5월 말부터 2018 세종대왕문화제 사업을 추진하던 중 갑작스러운 총괄팀장 사퇴와 담당자 병가 등에 따른 인력 부족으로 사업 추진이 불가능해 반납한다’라는 공문을 시에 전달했다.

재단은 "5월 말 인력 충원 없이 시 전략사업과에서 재단으로 사업이 이관됐으며, 재단사업팀은 현재 도자기축제 결산과 앞으로 한글날 행사, 오곡나루축제에 전념하고 있다"며 "사업 추진을 위해 문화예술팀이 추가로 업무를 맡아 진행하던 중 A팀장이 8월 1일자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B대리가 건강상의 이유로 병가를 제출해 현재 인력으로는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재단에 파견된 공무원 3명 중 2명이 시 복귀를 신청해 재단의 기존 인력 운용에도 더 큰 공백이 예상된다.

조성문 상임이사는 "재단 출범 초기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세종대왕문화제를 원활히 추진하려 했지만 갑작스러운 인력 부족 사태가 일어났다"며 "시와 재단의 이미지 손상도 있지만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반납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는 25일 창조도시사업국 전략사업과에 세종대왕문화제 사업을 이관하고 기존 9월 행사를 10월로 한 달 연기하는 등 정상적인 사업을 추진하지만, 재단의 사업 반납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시 관계자는 "각종 축제나 행사, 전시·공연 등 지역 문화 창달을 위해 전문 직종 18명을 뽑아서 출범한 재단"이라며 "지난해 11월부터 시와 재단이 함께 세종대왕문화제 사업을 추진해 왔는데 이제 와서 못하겠다고 반납하면 재단의 존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또 "아직까지 5월 도자기축제 결산도 못하고, 10월 오곡나루축제 기본계획도 준비가 안 됐다"며 "세종대왕문화제 예산 10억 원을 5월에 반영했지만 현재까지 재단이 한 것은 브랜드(BI) 개발과 홈페이지 제작 용역 계약 체결뿐"이라고 재단의 업무 역량 문제도 지적했다.

한편, A팀장은 재단이 한 달 전 호봉 조정을 위해 경력증명서를 요구했으나 소명이 안 돼 사직서를 제출했고, B대리도 소명서를 제출하지 않고 병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재단 경력직원 채용 비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여주=안기주 기자 ankiju@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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