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중대백로는 보호종인가요?

권전오 인천연구원 연구위원/공학박사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8년 08월 06일 월요일 제10면

권전오.jpg
▲ 권전오 인천연구원 연구위원
연구실에 앉아 자료를 정리하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안면이 있는 기자분이 영종도에서 중대백로 번식지를 발견했는데 중대백로가 보호종이냐고 물어왔다. 아마도 3년 전에 내가 방문했던 영종도 신개발지내 고속도로변에 있는 중대백로, 쇠백로, 왜가리, 흰날개해오라기 등이 함께 번식하는 그 곳을 기자분들이 찾은 모양이다. 그곳은 인천시 자연환경조사를 실시하면서 몇 번 갔었고 문헌을 찾아보니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전국 백로류 번식지 조사 대상지에 포함돼 현황조사가 이미 진행됐던 곳이기도 하다.

 당시 백로들의 번식에 방해가 되지 않게 숲속을 엉금엉금 기어서 20여m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어 보고서에 넣었는데, 중대백로의 귀여운 새끼들과 우아한 어미들이 주는 느낌은 과히 새로운 신선계를 방불케하는 감동이었다. 여러 개의 둥지가 연결돼 있었고 어미 중대백로 5∼6마리가 아름다운 깃털을 매만지고 있었으며 그 아래는 솜털이 가득한 어린 새끼들이 눈을 반짝였다. 정말 아름다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고 기회가 될 때면 각종 발표 자료에 사용하고 있다.

 다시, "중대백로는 보호종인가요?", "아닙니다." 중대백로는 도시외곽에 있는 논, 하천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덩치가 크고 하얀 깃털을 가지고 있는 새이다. 이른 봄 논을 갈 때면 농부들의 뒤를 따라 다니는 우리 서민의 삶과 함께해온 보통종이다. 백로는 긴다리, 긴목, 긴부리, 날카로운 눈매로 미꾸라지, 붕어, 개구리 등을 잡아먹는 사냥의 명수이다. 간혹 어떤 분은 황새와 헷갈려 하지만 황새는 멸종 위기종으로 일반인들이 자연 상태에서 볼 일이 거의 없는 종이라 야외에서 하얗고 큰 새를 보면 황새라고 우기기 전에 백로라고 먼저 판단하고 자세히 관찰해볼 필요가 있다.

 보통종이 아닌 특별한 멸종위기종의 대규모 번식지를 발견했다면 특종이 되었을 텐데 보통종이라 하니 실망한 듯한 느낌이 전화기 너머까지 전해져 오는 듯했다.

 인천은 보호종이 참 많은 도시이다. 인천에서 번식하는 저어새, 검은머리갈매기, 검은머리물떼새, 노랑부리백로가 그렇고 봄, 가을에 갯벌을 찾는 알락꼬리마도요도 그렇고 겨울에 강화도 남단을 찾아오는 두루미도 모두 보호종이다. 그 외에도 숲에 사는 보호종도 많다. 이러한 보호종을 중앙정부와 시정부가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노력이 당연히 전제돼야 한다. 그러나 시민들의 관점에서 이들 보호종을 볼 일은 그리 많지 않다.

 도시생활 중에 간혹 짬을 내어 자연을 찾는데 그때에 맞춰 보호종을 야생상태에서 만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가까운 미래에 시민들이 생태계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다양한 기반시설과 장비가 갖춰진다면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이들 보호종을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겠지만 아직은 보통 시민들이 보호종을 관찰하기는 쉽지 않다.

 반면 중대백로와 같은 종은 보통종이다. 논이나 하천 등과 같이 상대적으로 사람들의 영향이 큰 지역에서 쉽게 관찰된다. 번식지도 인천에는 5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그 중 3개는 영종도 운서동, 서구 경서동, 계양구 귤현동에 있어 쉽게 찾아 갈 수 있다. 이 중 귤현동의 중대백로 번식지는 숲에 있지만 도로변에 바로 붙어 있어 관찰이 쉽다. 필드스코프라는 망원경을 설치하면 새들의 표정까지 읽을 수 있고 쌍안경으로는 새들이 무얼 하는지 관찰할 수 있는 적지 중의 적지다.

 예부터 사람들과 가까운 마을 뒷산에 주로 둥지를 틀어 왔기 때문에 이곳에서도 주거지 가까이에 둥지가 있다. 그래서 새들이 사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인데 잘 활용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반면 주택들과 너무 가까워 새똥으로 인한 민원이 매년 발생하고 있기도 한다.

 보호종과 보통종, 생물학자나 행정일선에서는 보호종 관리가 중요하겠지만 시민 대중의 입장에서는 시민들이 쉽게 접근하고 관찰할 수 있는 보통종이 더 의미가 있을 수 있다. 중대백로가 신문에 특종이 될 수는 없겠지만 우리 아이들이 자연의 감수성을 느끼고 자연을 배워가는 길을 안내하는 것은 평범한 보통종일 수 있다. 따라서 보통종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에 대한 관심과 보호하고 관리하는 노력을 시민 모두가 함께 했으면 좋겠다.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저작권자 ⓒ 기호일보 (http://www.kihoilb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