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두 번째로 소환한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김 지사와 '드루킹' 김동원 씨와의 대질 조사를 추진한다.

특검팀은 이날 서울구치소에 수용된 드루킹을 오후 2시 특검 조사실로 나오도록 소환 통보했다고 밝혔다.

특검팀 박상융 특검보는 "대질조사의 필요성이 있어 소환했고, 두 사람 모두 거부하지 않으면 대질 조사를 실시한다"고 말했다.

이는 자신이 벌인 댓글공작의 '배후'로 김 지사를 지목한 드루킹과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김 지사 사이에서 실체적 진실을 찾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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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검, 오후 드루킹 소환…"거부 않으면 김경수 지사와 대질" (CG) /연합뉴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9일 드루킹이 운영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보고 사용을 승인·묵인했다고 본다. 김 지사의 당일 동선과 함께 드루킹 일당의 관련 진술이 핵심 근거로 알려졌다.

드루킹 일당은 김 지사가 당일 오후 8시께 출판사에 도착해 2층 강연장에서 '둘리' 우 모 씨가 시연하는 킹크랩을 봤다고 주장한다.

또 김 지사가 감탄을 표하거나 킹크랩 사용을 허락해달라는 드루킹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고 '옥중 편지' 등을 통해 밝힌 바 있다.

반면 김 지사는 출판사 방문 사실은 인정하지만 킹크랩 등 댓글조작 프로그램을 본 기억은 결코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당일 건물 내부 폐쇄회로(CC)TV 등 물적 증거가 없는 상황이라 평행선을 달리는 양측 입장 중 진실을 가려내기 위해서는 대질신문이 필요하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김 지사 측은 전날 입장을 내고 "진실규명을 위해 필요하다면 대질신문이 아니라 그 어떤 것에도 기꺼이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후 특검 조사실에서는 양측이 마주앉아 진실공방을 벌이는 장면이 연출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드루킹 측이 대질신문에 동의했는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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