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안양읍이 안양시로 승격됐지만 15년 뒤인 1988년에도 안양은 서울의 위성도시라는 그늘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작은 도시의 모습, 그 자체였다. 당시 재정 규모는 480억 원, 공무원은 800명을 밑돌았다.
지방도시의 면모는 1988년 당시 정부의 대규모 5대 신도시 건설에 안양이 포함되면서 변해 갔다.
‘옛 마을 안양’은 안양리(1914)→안양면(1941)→안양읍(1949)→안양시(1973)에 이르기까지 60년이 흘렀고, 이후 여러 차례 행정구역 개편을 거쳐 인구 60만 명의 거대 도시로 발돋움했다.
신도시 아파트 건설과 함께 안양의 중심에는 시민의 쉼터 ‘평촌 중앙공원’이 둥지를 틀었다.
조성 당시는 그늘 쉼터가 부족했고 시민의 문화생활 향유와는 거리가 먼, 말 그대로 형식적인 공원의 모습이었다. 이후 나무를 더 심고 분수대와 실개천이 다시 조성되고, 세월이 흘러 음악과 행사가 넘치는 누구나 찾고 즐기는 ‘시민의 공원’으로 거듭났다.
이런 환경은 특히 아파트값 상승을 불러왔고, 지금은 안양 곳곳 20개 지역에서 주택 개발과 재건축이 한창 진행 중이어서 도시의 모습이 다시금 확 바뀔 전망이다.
안양은 행정구역상 서울 및 5개 시와 접하고 있는데 동쪽은 과천시와 의왕시가, 서쪽은 광명시와 시흥시가, 남쪽은 군포시가, 북쪽은 서울시 금천구와 관악구가 있다.
안양은 1960~70년대 공업도시로 명성을 날렸다. 하지만 1980년대 들어서 수도권 규제가 강화되고, 가용토지 부족과 높은 지가로 지역에 있던 유망 기업들이 지방으로 이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자리가 줄어들고 시 세수가 감소되면서 도시경쟁력이 낮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주요 벤처기업 집적시설로는 안양지식산업센터(K-center)를 비롯해 경기벤처안양과학대학센터, 만안벤처센터, 동안벤처센터, 평촌IT벤처센터 등이 있다. 정보통신, 멀티미디어, 임베디드 S/W에 이르기까지 제조업에서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편리한 교통과 우수한 기술력 등 지역 입지 여건을 최대한 활용해 첨단지식산업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특히 학의천이 시의 동단에서 서쪽으로 흐르다가 비산동에서 안양천과 합류, 시의 중앙을 관통하면서 북류해 한강으로 흘러든다. 학의천과 안양천이 합류하는 곳은 자연제방, 배후습지 등이 발달했으나 현재 대부분 인공적으로 변형돼 평촌신도시로 바뀌었다.
안양천은 총길이 32.5㎞로 의왕·군포시와 안양시를 지나 광명시와 서울을 거쳐 한강으로 흘러가는 수도권의 대표적 하천이다.
한때 오염하천의 대명사였던 안양천을 푸른 숲과 맑은 물이 흐르는 생명의 하천으로 가꾸기 위한 10개년 종합계획이 수립돼 추진 중이다. 2004년부터 안양천 본천에 자연형 하천 조성공사를 추진해 2006년 완공했다. 그 결과 서울시를 비롯해 전국 자치단체들과 외국 환경전문가들이 하천 복원의 성공 사례를 배우기 위해 안양천을 찾고 있다.
현재 안양 인구는 60만 명으로 22만5천 가구가 살고 있다. 이 중 아파트는 평촌신도시 조성으로 인해 13만8천 가구(64.4%)로 가장 많고 단독주택 4만 가구(18.9%), 다세대·연립 등 순이다.
초등학교는 41개, 중학교 24개, 고등학교 21개, 대학교 5개, 특수학교 1개, 평생교육시설 1개가 있다.
재정규모(2017년)는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합쳐 1조2천800억 원을 웃돌 정도로 커졌다.
안양=이정탁 기자 jtlee6151@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