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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절차보다 개발논리가 최우선… ‘공수표 사업’ 법원은 "문제 없다"

[루원시티, 거대 개발 뒤에 숨겨진 이야기]2.사법부도 외면… 주민 불신 깊어져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2018년 09월 05일 수요일 제3면
2010년 1월 발표된 루원시티 토지이용구상계획(좌측)과 2016년 9월 실시계획 승인 후 공개된 토지이용계획도.  인천시 제공.jpg
▲ 2010년 1월 발표된 루원시티 토지이용구상계획(좌측)과 2016년 9월 실시계획 승인 후 공개된 토지이용계획도. <인천시 제공>
"이곳에서 창출되는 모든 이익을 지역을 위해 쓰겠다. 가정오거리(루원시티)는 시의 핵심사업으로 프랑스 파리의 라 데팡스와 일본 도쿄의 롯본기 힐스보다 더 세계적인 최첨단 입체복합도시를 만들 것을 주민 여러분께 약속한다." 2006년 10월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가정오거리 1만 가구 주민들의 들끓는 반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각 가정에 보낸 공개 서한 내용이다.

민선 4기 시정부는 당시 2014년 아시안게임 유치를 계기로 인천공항 2단계 건설과 인천신항·배후물류단지 건설, 경제자유구역 첨단화, 경인고속도로 직선화, 동인천·제물포 역세권 개발, 숭의운동장·도화구역 재생사업 등 지역 내 각종 개발사업의 고삐를 당겼다.

이때 언론 기록물을 보면 "규정을 이유로 시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대규모 개발사업에 발목을 잡는 공무원이나 산하기관 직원들에 대해서는 인사규정을 만들어 서라도 엄중 책임을 묻겠다"는 안 시장의 엄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러면서 민선 4기는 개발 우선 논리를 법과 규정, 형식적 절차 위에 두도록 했다.

12년이 흐른 지금. 루원시티 개발사업만 보더라도 당시의 문제점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우선 주민들의 집과 땅을 헐값에 사들여 조성한 토지는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되팔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라 데팡스와 롯본기 힐스, 코어센터 축(드넓은 중심 광장)은 사라진 지 오래다. 이곳에 터전을 잡았던 수많은 원주민들은 평생 모은 재산을 강제로 빼앗으려는 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맞서 싸웠다. 200여 명은 저마다 소송단을 꾸려 ‘가정오거리 도시개발사업 무효’ 소송을 벌여왔다.

이들은 루원시티 사업 무효의 근거로 ▶첫 고시인 인천도시관리계획 결정 및 지형도면 고시(2006년 8월 28일자) 수립 전 땅 주인인 국토교통부와 미협의 ▶사업 승인이 난 첫 고시 이후 2006년 12월 보상 관련 설명자료와 시의회 등에서 토지 및 건축물 등의 현황조사와 토지이용계획 ·기본사업계획 수립 예정 등을 들었다.

또 ▶협의 없이 구역에 포함시킨 경인고속도로 구간(약 9만㎡)을 제외하면 나대지의 비율이 구역 지정의 법적기준 미충족 등을 들어 구역해제 또는 사업무효가 마땅하다고 했다.

하지만 법원은 대표적 절차법인 ‘도시개발법’ 등을 애써 완곡하게 해석했다. 법원은 ▶토지소유자와의 협의는 사업인정 고시(2006년 8월 28일자) 전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가 아니라 협의해야 할 절차에 해당되고 ▶구역에 편입된 일부 토지가 누락되는 등 토지 등의 세목고시에 어떤 하자가 있다고 해도 이는 시행자의 수용권원에 영향을 미칠 뿐, 위법 여부와는 관계가 없다고 판결했다. 이와 함께 ▶토지 등 기초조사를 도시개발사업 시행 전에 강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고 ▶(국토부장관과 협의하지 않았더라도) 주택공사, 경찰청 등과 협의한 사실이 있으므로 관계 행정기관의 장과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모두 이유없다’로 최종(대법원) 기각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이 현재 사법기관을 비롯해 누구도 믿지 못하는 ‘불신(不信)의 병’이 생긴 이유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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