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오리·괭이갈매기 삶의 터전, 거침없는 개발에 제 모습 잃어

르포-도심 속 습지 소래갯골을 가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2018년 09월 11일 화요일 제1면
▲ 인천시·시흥시 시민단체와 공무원들이 10일 남동구 소래습지생태공원에서 흐르는 갯골 물길을 따라 습지를 둘러보고 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 인천시·시흥시 시민단체와 공무원들이 10일 남동구 소래습지생태공원에서 흐르는 갯골 물길을 따라 습지를 둘러보고 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좁은 물줄기는 언뜻 강처럼 보이지만 바다다. 물 닿는 길에 앉은 물떼새를 보노라면 자연 한가운데 들어와 있는 듯하다가도,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피면 높은 아파트가 빽빽한 영락없는 도시다.

10일 가을 문턱의 볕이 뜨거웠던 오후 3시께 2.9t 꽃게잡이 어선을 타고 둘러본 남동구 소래·시흥 갯골에서는 해양도시 인천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이하 인천지속협)와 시흥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공동 주최한 이날 일정에는 인천시와 시흥시의 시민단체와 공무원 40여 명이 함께 했다.

소래습지생태공원과 소래포구의 중간쯤 ‘달동네’로도 불리는 어구·어망 수리소를 출발해 시흥갯골 수로 인근~신천 방향~장수천 방향~소래철교 코스로 갯골을 1시간가량 도는 일정이었다.

물이 덜 찼을까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4m가량의 수심(만조 8m)만으로도 충분했다. 배는 출발 후 5분가량을 달려 시흥갯골 수로 인근에 도착했다. 내년 도로 확장공사가 끝나기 전까지는 설치된 가교로 시흥 쪽으로 넘어갈 수 없다.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2013년 물길 탐사를 시작한 이후 개발공사로 매년 경관이 변하고 있다고 씁쓸해 했다.

소래생태공원의 육상화 속도도 걷잡을 수 없다. 칠면초나 퉁퉁마디와 같은 염생식물이 있어야 할 자리는 넓은 갈대밭 군락지로 변했다. 아쉬움은 갯골 곳곳에서 쉬고 있는 물새들이 달래줬다. 중대백로와 왜가리, 마도요, 괭이갈매기, 오리. 뻘에는 보호종인 흰발농게의 서식 흔적도 있었다.

갯골 물길 탐사는 아직 시민들이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지 못했다. 갯골의 존재와 가치도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인천시와 시흥시는 2013년 ‘소래습지 생태공원과 시흥갯골 습지의 공동관리 협약’을 맺었지만 관련 사업은 전무한 상태다. 도심 속 해양습지는 그렇게 앓고 있었다.

양 도시의 시민단체는 인천 소래습지의 습지보호구역 지정과 습지 공동 보전, 활용을 위한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갯골을 사이에 두고 시흥 생태공원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반면 인천 소래생태공원은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인천지속협 관계자는 "지금까지 시민단체 워킹그룹을 중심으로 습지 공동 보존활동을 해 왔지만 지자체도 함께 참여해 갯골습지의 보존과 활용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저작권자 ⓒ 기호일보 (http://www.kihoilb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태그 소래갯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