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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주민 재산권 회복보다 사업성 우선… 하루빨리 과오 인정했어야

[루원시티, 거대 개발 뒤에 숨겨진 이야기]6. 잘못된 절차 이제라도 바로잡아야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2018년 09월 11일 화요일 제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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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7일 서구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구청장을 비롯한 더블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민선5기 때부터 거론된 루원시티 내 '교육·행정복합타운 건설' 추진을 약속하고 있다. <사진=서구청 제공>
"민선 4기에서 민선 5·6기로 이어진 이 엄청난 행정적 오류를 한 번도 바로잡지 않은 상태에서 ‘앵커시설 유치’가 루원시티의 대안이라고 떠드는 것은 원주민을 두번 죽이는 전형적인 ‘물타기’에 불과하다."

서구 루원시티 사업으로 가정오거리 일대의 집과 가게, 공장을 하루 아침에 뺏긴 원주민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민선 5기 송영길 인천시장은 2010년 5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이곳 주민대책위원회를 방문해 강제 퇴거는 없을 것이라고 굳게 약속하며 표밭을 다졌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2012년까지 강제철거는 거침없이 진행됐다.

동시에 민선 5기는 2014년 2월 자료를 통해 "감사원은 2013년 8월 감사에서 ‘루원시티 개발사업을 실패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밝힌 뒤 행정타운과 대형 쇼핑몰을 유치해 대안을 찾겠다고 했다.

사업 실패를 인정한 민선 5기 역시 과거 이 구역에서 벌어진 행정적 폐단을 바로 잡고 주민 재산권을 회복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기 보다는 어떻게든 사업성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이는 민선 6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조 원이 넘는 돈이 이미 투입돼 ‘뒤엎을 수는 없다’는 동일한 논리가 적용됐다.

주민들의 생각은 달랐다. 잘못된 행정으로 인한 과오가 적시된 2009년, 2011년, 2013년, 2014년 등 매년 감사 결과가 나왔을 때 시가 사업 무효(실패)를 하루 빨리 인정하고 환매(還買) 절차 등을 통해 주민들의 피해를 보상했다면 현재와 같이 수백 명의 공직자가 얽혀 버린 ‘거대 사건’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란 입장이다.

2006년 8월 승인된 첫 고시(인천도시관리계획 결정 및 지형도면 고시)의 법적 요건 미구비가 대표적이다. 이 고시에 수록된 토지조서에는 도시개발구역 내 토지와 토지 소유자, 관계인의 성명, 주소 등이 상당수 누락돼 있고, 물건조서는 아예 작성돼 있지 않았다.

당시 사업시행자(시·LH)가 기초조사를 제대로 벌이지 않아서다. 이는 ‘도시개발법’ 22조에 위배되지만 시행자는 이 고시로 사업처분권까지 획득했다. 법원은 관련 법을 지키지 않은 시행자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토지와 건물(지장물) 등’ 수용이 되는 대상이 되는 ‘토지의 세목’을 고시한 경우 같은 법에 따라 사업인정 및 그 고시(2006년 8월 고시)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즉 앞의 ‘토지와 건물 등’ 은 해석하지 않고 뒤에 나온 ‘토지의 세목’만을 보고 고시하지 않았느냐고 판결해 버린 것이다.

국방부와 국토교통부 등 사업구역 안에 포함된 땅들의 관리권자와 협의를 거치지 않았던 것도 주민들이 주장하는 사업 무효의 한 축이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5일 법원과 다른 유권해석을 내렸다.

국토부는 "도시개발구역을 지정하거나 개발계획을 수립하려면 관계 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협의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라면 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 고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대책위에 회신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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