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정치에 종사하는 사람을 ‘정치인(政治人)’이라고 부른다.

 사전적 의미로 정치는 통치자나 정치가가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통제하고 국가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시키는 행위를 설명한다. 정치인 중에는 대통령도 있고 국회의원도 포함된다. 우리 지역을 이끌어가는 지방자치단체장도 정치인에 속하고 시의원이나 구의원, 공직에 속하지 않은 일반 당원들도 ‘정치인’이다. 어찌 됐든 평범한 시민들보다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들이 정치인이다.

 최근 저녁 자리에서 만난 한 정치인도 본연의 목적에 맞게 다양한 정책들을 시행하고 싶어 했다.

 그 중 하나가 인천 영종도에 내국인 카지노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다른 국가에 가보니 내국인들을 상대로 한 카지노가 있었는데, 입장료가 우리나라 돈으로 8만 원이 넘었다고 한다. 여기에 착안해 영종도에도 내국인 전용 카지노를 만들고 입장료를 비싸게 해 놓으면 입장이 자연스럽게 제한될 수 있다는 논리다. 한두 번이야 들어가겠지만 입장료에 부담을 느끼는 소(?)시민들은 알아서 구경만 하게 될 테니. 또 현재 운영 중인 강원랜드는 상대적으로 성세가 줄어들 수 있기에 완전 무료로 전환하면 된다는 얘기다.

 지난 여름휴가에 강원랜드에 다녀왔다.

 도박에 흥미나 소질이 있는 편이 아니어서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기계를 힘차게 한 번 당겨 보고나 오자는 취지였다. 지하 주차장은 이미 각종 차들로 꽉 차 있었고 먼지가 수북이 쌓인 차량도 보였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니 사람들이 빼곡했다. 상당수는 한 자리씩 기계를 차지하고 앉아 버튼을 누르고 있고 다른 이들은 테이블에 모여 딜러의 손짓에 집중하고 있었다. 저 정도의 집중력으로 공부를 했다면 ‘S대’는 문제도 없었으리라.

 결국 평일이었음에도 한 시간이 넘도록 빈자리를 찾지 못해 결국 고장난 기계를 한 번 만져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카지노의 폐해는 다시 언급하기도 귀찮을 정도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 곳이 정치인의 강력한 추진력으로 우리 동네에 들어온다면 어떻게 될까. 과연 도박에 빠진 소시민들이 입장료가 비싸다는 이유로 카지노 출입을 어려워할까. 정치인에게 실망을 기대하고 싶어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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