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빼곡한 책장 사이로 이야기 보따리 ‘소복소복’

3. 수원 광교종합사회복지관 주민 소통 프로 ‘공공 공감’

남궁진 기자 why0524@kihoilbo.co.kr 2018년 10월 05일 금요일 제14면

경기복지재단의 지역복지모델 발굴사업의 3번째 선정 기관은 수원의 광교종합사회복지관이다.

광교종합사회복지관(이하 광교복지관)은 복지관과 작은도서관의 협업을 통해 지역주민 소통 활성화 프로그램인 ‘공공 공감(共感)’ 사업을 기획했다. 작은도서관을 ‘소통의 장’으로 활용, 지역주민 간 만남을 활성화하고 공동체 기반을 조성해 해당 마을에 필요한 지역복지를 주민들 스스로 실천해 나가는 모델이다.

마을 내 주민 상호 간 소통 부재, 커뮤니티시설의 부족, 주민 주도의 마을 활동에 대한 한계 등을 최소화하겠다는 목표로 추진된 이번 사업은 당장 규모는 작지만 향후 하나의 지역복지모델로 뻗어 나갈 전망이다.

▲ 수원 광교종합사회복지관의 ‘공공 공감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유지립 팀장(왼쪽)과 권예솔 사회복지사.사진=홍승남 기자nam1432@kihoilbo.co.kr
‘공공 공감’ 사업이 펼쳐지는 곳은 수원 광교신도시의 LH광교휴먼시아 32단지(이하 광교 32단지)이다. 이곳의 유일한 커뮤니티시설 역할을 하는 ‘글샘작은도서관’이 주민 공간의 중심이 됐다.

글샘작은도서관은 주민들이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 광교복지관은 ‘공공 공감’의 세부 프로그램 운영 등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광교복지관 유지립 팀장은 "당장은 소소한 규모로 운영하고 있지만 이번 사업을 모델로 다른 작은도서관들과도 협업하거나 다른 지역 복지관에도 이러한 시스템을 제안하는 등 하나의 모델링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공공 공감 사업의 탄생 배경

광교 32단지는 2천289가구(5천여 명)가 거주하고 있는 대단지 아파트다. 국민임대단지인 광교 32단지는 아동부터 노인, 장애인과 다문화가정 등 다양한 연령층과 유형이 공존하고 있다.

다양하고 복합적인 주민 구성 속에 마을 내 소통은 분절돼 원활한 마을문화 형성이 어려운 현실이다. 또 국민임대단지는 거주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어 입주민들이 소통에 더욱 무관심해질 수밖에 없다는 측면도 있다.

또한 단지 내에는 경로당이나 탁구장, 도서관 등 기본적 커뮤니티시설이 배치돼 있으나 일반분양 아파트에 비해 부족, 단 3곳의 커뮤니티시설로만 주민들이 단지 내 문화생활과 소통을 하기에는 제한성이 크다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현재 광교 32단지 내 특별한 자격과 관심을 배제하고 ‘누구나 이용 가능한’ 시설은 글샘작은도서관이 사실상 유일하다.

이러한 환경적 특성을 고려해 광교복지관은 개별로 흩어진 주민들을 이어주고 공동체 의식을 향상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 발굴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지난 1월 입주민 대상의 글샘작은도서관 활용에 대한 욕구조사 결과, 대부분의 주민들이 ‘도서관을 주민 소통 공간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응답하면서 이를 현실화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 청소년 봉사동아리 ‘서채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역 복지기관과의 협업 필요성이 증대됐고, 이미 지난해 7월부터 광교복지관은 글샘작은복지관과 관계를 형성, 도서관을 기점으로 한 주민 프로그램 발굴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

광교복지관은 이러한 판단과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지속성을 갖출 수 있는 주민 소통 활성화를 위한 사업들의 구조화 방안을 모색, 경기복지재단의 지역복지모델 발굴사업에 선정돼 전환기를 맞게 됐다.

# 주민이 중심이 된 공공 공감 사업

공공 공감 사업의 프로그램은 크게 3가지 틀로 나뉜다. ▶한글교실 ▶주민 소모임 운영 ▶마을 소통위원회 운영 및 소통 프로그램 진행이다.

한글교실은 광교 32단지 내 다문화·저소득층 등 한글 교육이 부족한 주민들의 수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만들어졌다. 퇴직 교사가 재능기부 형식으로 강의를 맡는다. 현재 단지 내 5∼6세 아동들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교육의 질이나 아이들의 집중도 향상 등을 감안해 강의 1회당 최대 5명을 대상으로 소규모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고등학교 교사직을 정년퇴임하고 한글교육 강사로 나선 오경탁(66)씨는 "한 사람이라도 더 한글과 한자를 알 수 있도록 가르치고 싶다"며 "한글교육을 하는 데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2018100501010001644.jpg
▲ 주민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마을소통위원회는 광교 32단지의 다양한 주민 참여가 가능하고, 월 1회 회의를 열어 마을에 필요한 프로그램과 활동 방향을 논의하는 소통의 통로가 되고 있다.

마을소통 프로그램으로는 오는 11월 ‘마을책시장’이 열린다. 주민들이 직접 헌책 관련 체험부스를 운영하면서 체험비는 헌책으로 대신해 글샘도서관에 기부하는 형식이다.

앞서 ‘주민 공모전’이 진행돼 주민들에게서 구성을 원하는 소모임을 제안받았다. 이를 통해 3개의 주민 소모임이 선정됐고 현재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선정된 3곳의 주민 소모임은 글샘도서관이 주도적으로 나선 독서모임과 주민들의 자발성이 큰 팝아트 모임, 청소년 자원봉사 모임(서채보) 등이다.

주민 소모임은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나서 활동 방향을 정립하고 소통하는 데 의미가 있다. 광교복지관은 이러한 운영을 뒤에서 서포팅하는 역할에 집중한다. 어디까지나 소모임의 주인은 ‘주민’이다.

팝아트 모임은 젊은 학부모들이 주축이 됐다. 기존 팝아트에 지식이 깊은 주민이 나서 팝아트 활동에 대한 여러 경험들을 모임 구성원들과 공유하며 창의활동에 나서고 있다.

청소년 모임인 서채보(서로를 채워 주고 보듬어 주는 우리들)는 최근 단지 내 경비원들에게 직접 감사편지와 선물을 전달하는 활동을 했다. 구성원들이 직접 단지에 기여할 수 있는 활동안을 고민해 결정한 것이다.

이들 프로그램 운영의 중심이 되는 장소가 바로 글샘작은도서관이다. 광교복지관은 글샘도서관과의 협업 속에 주민들 간 유대 강화를 위한 ‘소통창구’이자 마을 활동의 방향성을 잡아주는 ‘길라잡이’가 되고 있다.

글샘작은도서관은 마을 커뮤니티시설로서 장소를 내어줬고, 도서관에는 광교복지관의 유지립 팀장과 권예솔 사회복지사 등 2명의 인력이 상시 근무하며 각 프로그램 운영과 주민 의견 청취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유지립 팀장은 "올해 사업 경험을 기반으로 내년에는 더욱 견고한 사업들이 만들어지고 유지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며 "광교복지관과 글샘도서관의 사례가 좋은 지역복지사업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궁진 기자 why0524@kihoilbo.co.kr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저작권자 ⓒ 기호일보 (http://www.kihoilb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