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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공원 재생과 참여놀이터

권전오 인천연구원 연구위원/공학박사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8년 10월 15일 월요일 제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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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전오 인천연구원 연구위원
연초에 부평구에서 참여놀이터를 만든다며 자문회의에 참석해달라고 연락이 왔다. 참여놀이터가 뭐지? 생태놀이터, 유아숲체험원(숲유치원)은 들어 봤지만 참여놀이터라는 이름은 처음이라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해 선뜻 회의에 간다고 약속했다.

 회의에는 어린이공원에 면해 있는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 학부모 대표, 지역주민 대표, 구의원, 놀이전문가, 지역활동가, 조경전문가, 조경설계가 등 다양한 분들이 모여 있었다. 담당 팀장의 설명을 100% 옮길 수는 없지만 어린이공원을 새로 만들거나 재생할 때 실제로 공원을 이용하는 지역 주민과 어린이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공원을 만들기에 참여놀이터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설계안 구상 단계부터 주민과 어린이가 함께 참여해 토론하고 함께 그림을 그리는 참여 과정을 자랑스럽게 설명하는 담당공무원을 보고 격세지감을 느꼈다. 사실 기존 방식대로 일하면 힘도 덜 들고 일도 빠를 텐데 이곳 공무원들은 무언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 부평구 십정동에 1호 참여놀이터를 만들었고 올해는 두 번째라고 한다. 십정동 1호 참여놀이터는 가까운 곳에 산이 있고 주변의 주거밀도가 낮지만 이번 부평동에 위치한 2호 참여놀이터는 주거밀집지역이라 주어진 환경조건이 크게 달랐다. 주어진 환경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1호 참여놀이터를 조성한 경험이 있다고 하더라도 쉽게 논의가 진행될 수 없는 여건이었다.

 참여놀이터 설계에 앞서 기존 어린이공원 이용자의 행태 분석이 필요해 보였다. 평일이나 휴일에 몇 명이 이용하고 언제 가장 많이 이용하며 공원에서 어떤 놀이와 운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지 분석하고 싶어졌다.

 먼저 예비답사를 진행했다. 4월 말에 카메라를 메고 공원 내부와 외부를 꼼꼼히 둘러보았고 주변 주거지와 초등학교에도 들어가 보았다. 예비답사 결과를 바탕으로 현장에 필요한 야장을 새로 만들었다.

 야장에는 이용자를 영유아, 초등학교 저학년, 고학년, 중고등학생, 성인, 할아버지, 할머니 등으로 연령에 따라 이용자를 세분하고 공원 내부도 6개 공간으로 나눠 각 공간별 이용 실태를 비교하고자 했다. 본 조사는 평일과 휴일 각 1회씩 진행했고 조사 시간은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12시간을 30분 단위로 이용자 수와 이용 행태를 기록했다.

 평일의 경우, 이른 아침이라고 할 수 있는 7시께는 고양이와 비둘기가 먼저 공원을 이용하더니 조금 지나면 어르신들이 나와 아침산책과 운동기구를 이용하셨다. 등교시간이 되면 초등학생 몇 명이 나와 아쉬운 듯 공원을 잠시 들러 학교로 향했고 어르신들이 본격적으로 나오셔서 퍼골라와 벤치에 앉아 담소를 나누셨다.

 초등학교 수업이 끝날쯤이면 공원은 시장통을 방불케 했다. 초등학생들이 대거 몰려와 공원에서 놀기 시작하면 저학년 학부모들이 공원으로 나와 아이들을 맞이하거나 학부모들끼리 담소를 나누는데 이때는 20개가 넘는 의자가 부족했다.

 오후 늦은 시간이 되면 아이들은 하나둘 떠났다. 학원을 가는지, 집으로 가는지 떠나면 공원은 다시 차분해지면서 공원의 이용 주체는 어린이에서 다시 어르신들로 바뀌었다. 어르신들 중에는 긴 시간을 공원에 계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많은 분들은 30분 정도 공원에서 쉬다 가셨다. 정말로 많은 어린이들과 어르신들이 공원을 이용하고 있었다.

 연구원으로 돌아와 야장을 정리해보니 평일 936명, 휴일 1천48명이 공원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3천700㎡밖에 되지 않는 조그만 공원에 하루 1천 명 전후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용객 수를 분석해보면 어린이가 47%, 어르신들이 34%로 가장 많았다. 즉, 어린이들과 어른신들의 이용을 함께 고려한 공원으로 재설계돼야 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한편 평일에 비해 휴일에 어린이의 숫자가 증가했는데 이는 영유아 숫자가 휴일에 증가한 것으로 휴일날 영유아와 초등학생의 놀이공간과 놀이시설이 추가로 필요함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판단됐다.

 부평구 공원 부서에서는 초등학생들과 여러 번의 모임을 통해 어린이들이 꿈꾸는 놀이터를 논의했다고 한다. 아이들의 다양한 의견을 중심으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공원으로 재생돼 인천에 있는 500여 개의 어린이공원의 재생과 신규 조성 시 참고할 수 있는 중요한 성공 사례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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