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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의 방침 변경을 환영한다

이선신 농협대학교 교수/법학박사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8년 10월 18일 목요일 제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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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선신 농협대학교 교수

최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교육부의 기존 방침을 변경해 놀이 중심의 유치원 방과 후 영어 특별활동을 허용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초등학교 1~2학년 방과 후 영어교육도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이러한 방침 변경을 반대하고 비판하는 단체(전교조 등)와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교육부가 영어 조기 교육을 ‘금지’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지에 대해서는 깊은 의문이 든다. 주지하다시피, 우리 국민들의 자녀 교육열은 매우 강하다. 우리나라가 단기간 내에 경제·사회적 발전을 이룩한 데에는 이런 남다른 교육열이 크게 기여했다고 본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는 한 사람의 인재가 수만, 수십만 명의 사람을 먹여 살릴 수도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자연자원이 빈약한 편이라 우수한 인재 육성의 필요성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크다. 그런데, 외국의 선진문물을 학습하고 이를 더욱 발전시키려면 외국어 소통 능력을 갖추는 일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외국에 살지 않으면서 국내 학습만으로 유창한 외국어 구사능력을 갖추기는 매우 어려우며, 우리 국민이 평생 동안 영어 학습에 쏟아 붓는 시간·비용·노력은 참으로 엄청나다. 이런 점을 생각하면, 어릴 적부터 영어에 친숙해질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는 것은 (설령 일부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지만) 개인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할 것이라고 본다.

옛말에 며느리감을 구할 때에는 사과를 잘 깎는지 보라는 말이 있다. 사과를 잘 깎는 것을 보면 필시 그 집안에 내왕하는 손님이 많다는 증거일 것이고, 손님이 많다는 것은 그 집안 사람들이 좋은 성품을 지니고 벗이 많다는 증거일 것이니, 그런 유망한 집안에서 자란 딸을 며느리로 삼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국가가 잘 되려면 그 국민들이 대내외 소통에 능해야 한다. 국민들이 많은 외국인 벗을 가질 수 있어야 하고, 많은 외국인들이 우리 국민과 친숙하게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세계 역사는 ‘개방적인’ 국가가 국민에게 성공을 안겨 줬고, ‘폐쇄적’인 국가가 국민에게 실패를 안겨 줬다.

우리나라는 과거 조상들의 잘못된 판단으로 ‘쇄국정책’을 펴는 바람에 국가 발전이 뒤처졌고, 그 결과 우리보다 먼저 개방을 통해 서양의 선진문물을 받아들인 일본의 야만적 침략을 받아 온 겨레가 오랫동안 극심한 고통을 겪게 되었으며, 지금까지도 남북 분단의 아픔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어릴 적부터 영어에 친숙해져 더욱 ‘신바람 나게’ 진취적으로 해외와 교류한다면 머지않아 종래의 문명 수입국에서 문명 수출국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우리 국민의 뛰어난 재능과 잠재역량에 ‘영어의 날개’를 달아주면 그 효과는 상상 이상의 것이 될 것이다. 지난 8월 하순 타이완의 라이칭더 행정원장(총리 격)은 "내년에 ‘2개 국어 국가’ 정책을 확정, 타이완을 ‘중국어’와 ‘영어’의 2개 국어 국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개인과 국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모든 국민이 어려서부터 영어를 제2공용어로 익히게 한다는 것이다.

일본도 지난 2000년 영어 공용화를 검토했으나, 반대 여론이 우세해 실행하지 못했다. 차제에 우리나라도 영어를 제2공용어로 채택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왕이면 일본에 앞서 실행하면 더 좋을 것이다. 선진국을 추월하려면 과감하고도 차별적인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요즘 세계화의 진전에 따라 모든 지식분야, 심지어 보수적 법률분야에서도 영어의 필요성이 점증하고 있다. 재판에 통역이 필요한 경우가 늘고, 판결문을 영어로 작성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자녀의 양육과 교육은 부모의 천부적 권리인 동시에 부모에게 부과된 의무"라면서 "부모는 자녀의 교육에 관해 전반적인 계획을 세우고 자신의 인생관·사회관·교육관에 따라 자녀의 교육을 자유롭게 형성할 권리를 가지며, 부모의 교육권은 다른 교육 주체와의 관계에서 원칙적인 우위를 가진다"고 판시한 바 있다. 교육부가 교육을 ‘장려’하기는커녕 이를 ‘금지’하는 것은 그 자체로 난센스가 될 수 있고, 헌법에 위반될 소지마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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