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모은 돈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써달라며 흔쾌히 내놓은 기부천사가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인하대학교는 29일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조영숙 장학금 전달식’을 갖고, 학생 20명에게 생활장학금으로 250만 원씩 총 5천만 원을 전달했다.

이번 장학금 전달식은 조영숙(84·여·인천 동구)씨가 평생 모은 돈 5천만 원을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인천공동모금회에 기부하면서 시작됐다. 인하대는 조 씨와 인천공동모금회 요청에 따라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했다.

장학금을 전한 ‘기부천사’ 조 씨는 홀몸노인이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았다. 식모살이, 연탄 팔이, 식당일 등 해보지 않은 일이 없다. 삶은 팍팍해도 마음은 넉넉했다. 적십자봉사단 활동도 하고, 주기적으로 양로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조 씨는 "여자는 공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아버지 때문에 일찍 학업을 중단해야 했던 것이 한으로 남아 어렵게 공부하는 학생들을 돕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 도움으로 누군가가 기뻐하는 모습만 봐도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다"며 "근데 기부금이 많지 않아 더 많은 학생들을 도와줄 수 없어 아쉽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 총장은 감사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인하대병원 건강검진권을 전달하며 조영숙 할머니의 만수무강을 기원했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