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인천시는 지난달 26일부터 3개월 이상 장기 체납자와 10만원 이상 고액 체납자, 장기간 집을 비운 가정에 대해 단수조치를 내린 뒤 1년치 요금을 12개월로 나눠 4개월 분에 해당하는 보증금을 예치해야 통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4개월 분의 금액으로 1년치 보증보험에 가입해야 역시 통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 고지서 발부에 따른 용지대금과 재검침에 따른 인건비 등의 비용은 물론 결손액의 40%에 해당하는 금액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 당국은 또 이 제도를 시행하며 수도 요금을 내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가정이 없는 만큼 성실납부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불가피 했다고 덧붙이고 있다. 그러나 이 제도가 시행된지 불과 수일만에 시당국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어불성설임이 입증되고 있다는데 문제점이 있다 하겠다.
9월말 현재 인천지역에는 동부수도사업소 관내에 83개 가정을 비롯, 남동사업소 44개 가정, 남부사업소 114개 가정 등 모두 559개 가정에 단수조치가 내려져 있다. 따라서 이들 가정은 단수시에 부과된 체납요금과 일정액의 보증금을 함께 내야 단수조치가 해제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시당국의 주장과는 달리 단수조치가 내려진 가정가운데에는 실제로 수도요금도 내기 버거운 가정이 있다는데 있는 것이다. 바로 559개 가정 가운데 10% 상당은 시당국도 인정하는 홀몸노인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영세민 감면제도(10t사용량 감면)에도 포함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수도요금 체납에 따른 보증금을 납부해야 할 딱한 처지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제라도 수도요금 체납보증제가 과연 서민에게 짐이 되지 않는지, 영세서민을 배려할 수는 없는지 재검토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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