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축구 인천Utd 유스팀 광성중 선수단이 2018년 인천권역 중등리그에서 우승한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광성중은 대회 20전 전승으로 정상에 오르며 막강한 전력을 자랑했다. <인천Utd 제공>
▲ 프로축구 인천Utd 유스팀 광성중 선수단이 2018년 인천권역 중등리그에서 우승한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광성중은 대회 20전 전승으로 정상에 오르며 막강한 전력을 자랑했다. <인천Utd 제공>
얼마 전 국내 축구팬들을 들썩이게 하는 이적 소식이 전해졌다.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 유스팀의 최전방 공격수 천성훈(18)이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 유니폼을 입게 됐다는 낭보였다.

인천 유소년 선수의 해외 진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정우영(19)이 세계 최고 클럽 중 하나인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해 활약 중이다. 여기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김진야(20·인천 유나이티드)와 이승우(20·헬라스베로나FC) 등도 인천 출신인 것이 알려지면서 자연히 인천 유스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인천 유스팀은 U-18 대건고와 U-15 광성중 등으로 운영 중이다. 이 중에서도 광성중은 본격적으로 운동의 길로 들어설 선수들이 인성적인 면에서도 성숙할 수 있게 잡아주는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인천구단은 훈련 부분에서, 학교는 운동 외적인 부분에서 각각 선수들의 성장을 돕도록 이원화된 구조다. 특히 인천구단과 학교는 거리적으로도 가까운 만큼 교류가 활발하다는 장점도 있다.

광성중은 올해 인천권역 중등리그 전승(20전20승) 우승과 인천축구협회장기 우승을 비롯해 2016년 전국소년체전 우승, 2015년 전국 중등왕중왕전 우승 등 국내에서 그동안 열린 크고 작은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경험했다. 현재 광성중 출신으로서 프로 무대에서 뛰고 있거나 뛸 예정인 선수들은 총 16명이다.

인천구단은 방과 후 선수들에게 전문 코칭스태프를 통한 훈련과 함께 ▶스포츠 심리교육(경기력 향상을 위한 심리기술 훈련) ▶공부하는 선수 육성 및 세계 무대 진출을 준비하는 축구영어 등 특강 프로그램 ▶선수 신체능력 및 전술적 움직임 등 데이터 분석·제공 ▶신체발달지수 측정 및 체력 평가 등 선수 피지컬 관리를 돕는 건강체력평가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맞춰 광성중은 인성교육을 비롯해 교우관계, 진로 문제 등 학생선수들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고민을 함께 풀어가고자 노력한다. 인천 U-18팀인 대건고로의 진학 여부가 갈리는 중학교 3학년 5~6월께는 류병진 광성중 축구부장을 비롯한 교사들이 분주해지는 시기다. 선수들이 가장 예민한 시기인 만큼 마음을 다잡을 수 있도록 옆에서 돕고자 한다.

류 부장은 "대건고로 진학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1~2군으로 갈리는 것과 마찬가지일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하다"며 "축구뿐 아니라 다른 진로를 고민하게 될 때도 있는데, 훈련 중에는 털어놓지 못했던 고민들을 되도록 학교에서는 속 시원하게 얘기할 수 있도록 평소 선수들과 많이 소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류 부장은 또 최근 활약하는 선수들의 사소한 에피소드까지 여전히 기억하는 것도 자신의 역할이라고 했다. 그는 "(천)성훈이는 교실에서 너무 순수하고 소심해서 담임교사가 ‘이런 애가 어떻게 경기에 뛸까’하는 걱정까지 했었는데 그라운드에서는 모습이 완전 달라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며 "(김)진야는 체육시간에 아이스크림 내기로 무조건 한 골을 먼저 넣으면 이기는 1대 20 시합을 시킨 적이 있었는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골을 넣어서 이기더라"며 웃었다.

그는 또 "(이)승우는 스페인으로 넘어가기 전 2학년 때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친형의 경기에 몰래 뛰게 됐는데 15분 만에 두 골을 넣고 나왔던 에피소드도 있다"며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냈다.

이러한 관심 덕분인지 운동을 그만두더라도 그대로 학교에 남아 체육 분야의 소질을 키워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도 있다. 학업과 훈련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원활하게 학교생활을 하다 보니 진로를 전환하더라도 무리 없이 적응할 수 있었던 것이다. 광성중이 축구부원들을 ‘축구만 잘 하는’ 선수가 아닌, 성실하고 성숙한 학생으로 자라도록 이끌고 있는 것이 그 이유다.

이 밖에도 광성중은 매년 ‘광성데이’를 열어 학생들이 단체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찾아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학생과 교사들의 축구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축구부원들은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갖는 긍정적인 행사가 되고 있다.

류상걸 광성중 교장은 "학교는 선수들이 정상적으로 교육에 참여하며 바른 품성으로 사회활동에 적응하는 데 중점을 두고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 선수들이 광성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 곳곳에서 우리나라를 빛내는 선수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격려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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