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다음 달 1일 발표할 신년사에 전 세계의 눈과 귀가 향해있다.

북한이 매년 1월 1일 공개하는 신년사는 북한의 한해 국정 운영 지침일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를 향한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신년사에서는 김 위원장이 교착 국면에 접어든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풀어낼 묘수를 밝힐지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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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이 그동안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신호를 여러 차례 보내온 것을 고려하면 '핵 단추'를 언급한 올해 신년사처럼 과격한 표현은 자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을 자극하기보다는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의 합의사항의 단계적·동시적 이행을 촉구하며 대북제재 완화를 촉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2차 북미정상회담 요청에 김 위원장이 응할 것인지도 주목된다.

김 위원장이 지난 9월 평양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약속한 '연내 서울답방'을 결국 지키지 못했으니 이와 관련한 언급이 있을지도 관심사다.

올해 신년사에서 김 위원장은 북측 대표단의 평창 동계올림픽 파견과 당국 간 만남을 직접 언급하면서 대화의 손짓을 내밀었고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등으로 이어졌다.

또 내년은 북한이 '국가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펼쳐 든 지 4년 차가 되는 해인 만큼 김 위원장은 자력갱생에 바탕을 둔 경제발전을 호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제사회의 제재가 여전해 외부로부터의 자본과 기술 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내부의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경제 건설에 나설 것을 강조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2013년부터 사전에 녹화한 영상을 조선중앙TV 등에 송출하면서 매년 육성으로 신년사를 낭독해왔다.

방송 분량은 30분 안팎이었고, 방영 시간(2016∼2018년은 평양시 기준)은 오전 9시 또는 정오 무렵이었다.

김 위원장이 취임 후 처음 공개한 2012년 신년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집권 시기와 동일하게 주요신문에 공동사설을 싣는 방식으로 발표됐다.

김정일 위원장은 1995∼2011년 신년사를 당보(노동신문), 군보(조선인민군), 청년보(청년전위) 등 3개 신문에 공동사설 형식으로 게재해왔다.

이와 달리 김일성 주석은 1946∼1994년 네 번을 제외하고 신년사를 모두 육성으로 발표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할아버지의 통치 스타일을 따라 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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